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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는 이미 현실이 되었다!!

작성자
Lv.79 하늘연날
작성
09.09.08 18:00
조회
2,935

작품명 : 위대한 자들의 탄생

작가명 : 고경오

출판사 : 반디

우선 얼핏 책만 보면 445p에 달하는 양과 지면을 가득 채우는 문장들이 부담스러워 보이나 글의 전개는 첫페이지를 읽고 나서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책을 덮는 순간, 마치 한편의 스릴러 영화를 본후 크게 숨을 내뱉는 듯할정도로 굉장히 스피디합니다.

글의 소재인 돼지독감은 지금의 현실속에서의 신종인플루엔자와 맞물려 읽히고, 글 중간마다 나오는 소재들의 개연성은 '그럴듯하다'의 반응을 넘어서 책뒷면의 '판타지는 이미 현실이 되어있다'라는 문구 그대로를 반영하는 현실성으로 독자들을 초대합니다.

최근 소설들의 오타나 공백으로 한면을 가득채우는 편집은 눈쌀을 찌뿌리게 만들때가 종종있는데 반해, 이정도양의 텍스트를 지루함 하나없이 불편한 책상에 앉아서 즐겁게 읽을수 있게 해준 편집과 작가의 노력이 글을 읽으면서 얼마나 많은 품을 들였을지 느낄수있었습니다.

  이야기를 진행시킬떄 독자를 집중시킬수 있는 방법중 하나는 글을 진행시키는 인물인 주인공의 인원수를 축소해 독자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주인공에게 집중시키는 쉬운 방법이 있음에도 작가는 쉬운길을 택하는 대신 여러명의 인물들을 등장시키고 이야기를 진행시킵니다.

이러한 방법은 자칫잘못하면 시선이 분산돼 집중력을 흐트릴수 있으나 인물들의 행동을 자연스럽게 주변상황으로 부터 고립되게 만들면서 개연성을 더하고, 목표를 확실히 정하면서 독자들의 시선을 유도하고, 그들 각각의 관계와 개성으로 어느 한 인물 버리지 않고, 그들에게 생명력을 부여합니다.

꽤 오랜시간동안 구상하면서 글을 준비한 노력들이 책 중간중간 등장할때마다 독자는 어쩔수 없이 그 노력에 반하는 즐거움을 얻기 마련이죠^^

글 처음에도 언급했듯 돼지독감이라는 바이러스를 소재로 최근 사회이슈인 '언비지블 핸드'로 대변되는 신자유자의와 세계경제, 그에 따른 사회구조. 거기다 정부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국가와 국정원, 이미 국경을 뛰어넘어 미쳐날뛰는 세계자본,회사. 그에 관해 초라해질수 밖에 없는 시스템의 희생자들까지 사회전반적인 계층들의 인물들을 등장시켜나가며 개연성을 부여해 글을 진행시키며 확장시키는 부분이 뛰어난데다, 인터넷의 발달과 정보의 홍수속에서 흔히 접할수 잇는 부분인 '음모론'까지 버무리며 소설이 줄수 있는 재미를 한껏 충족시켜줍니다.

글을 읽다 문득 존그리샴의 '의뢰인'이나 '더 프림'과 같은 글들이 떠올랐는데, 등장하는 인물들의 현실성-독자와 다를바 없는 -과 소재의 현실성이 소설에 개연성을 한껏 부여하고, 개인과 거대한 단체의 혹은 권력과의 대립을 다루는 점이 탁월해서 인듯하더군요.

다만 전체적인 구조는 좀 아쉽지 않나 합니다. 상당히 스케일이 큰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결말까지의 진행이 다소 빨라서 마치 하프마라톤에 출전해 달릴떄 21km결승점에 다다르기전까지의 페이스를 조절했는데도 불구하고, 결승점에 골인하고나서도 체력이 너무남아 더 달릴수있을 듯한 미진함, 무언가의 아쉬움, 그런것들.

M호텔에서의 잠입부터 이러한 점은 도드라지는데, 글 전체에 걸쳐 개연성으로 자연스러움과 스피드를 부여하던 균형이 마지막 센터에 진입할떄의 타임슬립(직과 병남의 수술이나- 혹은 상철의 도망이나)에서는 무언가 생략된 느낌이 들더군요.

개인적인 생각에는 책을 편집할떄 페이지수나 글의 양을 조절한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글을 읽은 독자로써 책을 1,2권으로 나눠 개인들간의 관계에서 나오는 갈등들을 더 치열하게 보여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허나 작가의 직업이 편집을 오랫동안 해온점을 생각해보면 이러한 점이 오히려 자연스러웠을 지도 모르겠지만.

스피디한 글의 전개속에 현실사회속에서의 문제점들. 그러니까 개인과 권력. 사회와 개인간의 갈등. 자유와 통제. 현실을 지배하는 헤게모니와 거기서 파생되는 여러 문제점들을 한군데 모아 과감히 진행시키는 작가의 능력은 뛰어납니다. 그렇기에 글을 읽다보면 입안에 모래를 마신듯한 텁텁함과 씁쓸함이 남는데 역시나 현실은 언제나 강력한 법인듯 합니다.

그들의 마지막 결의에 찬 행동과 다짐들.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지키고 싶은자가 있는 이는 남자보다 강하다라는 말. 영웅은 존재하는가?

'승리하는 것은 언제나 욕망이다'라는 말은 언제나 강력한 법입니다. 허나 그럼에도 한걸을 더 나아가길 주저 하지 않았던 그들의 행동은 세상을 바꿀수 있을까요?

-위대한 자들의 탄생-

다른분들에게도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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