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작가다. 그의 작품들은 많은 무협팬들을 열광시켰고 나
또한 그의 글에 푹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하긴.. 암왕... 천산검로.. 빙하탄을 보고 흥
분하지 않을 무협팬이 얼마나 있으랴~ 특히 암왕은 읽은 지 몇년이 지난 지금에 이르러
서도 생각하면 가슴 한편이 쨘~하게 시린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천산검로 또
한 그러하다. 늑유흔(맞던가? ^^;;)의 고뇌와 애잔함을 난 잊지 못한다. 그에 비해 황금
인형은 전혀 다른 감성을 가지고 있다. 전작에 비하자면 벽호쪽에 가깝지 않나 싶다. 등
장인물들의 깊숙한 내면을 들어내기 보다는 그들의 유쾌한 행보에 촛점을 맞추는 느낌
이다. 나처럼 천산검로나 암왕의 정서를 기대한 사람은 좀 실망스럽지 않을수 없었다.
허나, 이것은 개인적인 취향에 대한 희망이고 글에 대한 평가가 그러하다는 것은 결코
아님을 밝혀둔다. 황금인형은 나름대로의 맛을 갖춘 훌륭한 작품이다. 고려의 젊은이들
이 저 넓은 구주에서 좌충우돌하며 겪은 여러가지 이야기들은 충분히 흥미롭다. 허나..
개인적인 감상을 말하자면...난 좀 읽기 쉽지 않았다. 난 주인공에 대한 감정이입이 큰
스타일이다. 고백하자면 괴선1권은 읽기 쉽지 않았다. 누구에게 촛점을 맞추어야 할지
갈피를 못잡았기 때문이다. 허나, 그와는 다르게 황금인형 역시 책장을 넘기기 힘들었
다. 주인공에게 좀처럼 감정이입하기가 쉽지 않았다. 왜냐하면 맘에 안들엇기 때문이
다. 무협을 읽어 오면서 이처럼 맘에 안드는 주인공을 만난것은 처음이다. 고루하고 괴
팍하고 편협하고 속좁고 경박하고 생각도 없고...맘에 드는 구석이라고는 눈에 띄지 않
은 인간이었다.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여주인공에 의지해서 글을 읽었는데 그제서야 글
이 술술 읽히는 기분이었다. 이렇게 맘에 안듬에도 첫장을 넘기기 시작해서 5권까지 한
번의 쉬임없이 읽어 내려갔다. 연왕부과 응천부의 이야기, 황금인형의 숨겨진 비사등
흥미로움이 철철 넘치는 작품이다. 개인적인 취향마저 아울러 버리는 장경의 무르익은
필력에 감탄이 나온다. 이만한 작가와 동시대에 살고 있다는건 얼마나 행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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