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문이 완역본으로 재출간된다는 소식에 힘입어 몇 자 적습니다...
그 당시 큰 출판사로 기억되는...고려원이...해적소설을 출판했다는게
믿겨지지 않더군요...
왜냐면 광고도 했었거든요...신문광고도 떡하니 내고...티피광고는 비록 정비석
삼국지였지만 자매판...소설 영웅문~~~ 하면서 끝머리에 보란듯이 나왔거든요...
여튼...영웅문의 해적출판 때문은 아니겠지만...
고려원이라는 출판사가...흐지부지해졌다니....
무협에 자주 등장하는 인과응보와 주화입마가 생각나는군요...
여튼...전 영웅문을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봤어요...그 당시 동네형들이...
모이면...어찌나 영웅문 얘기를 하고...어떤 중학생형은 저만 보면...불시에
항룡유회를 펼치거나...구음백골조를 자주 시전했지요....끌끌~~
철포삼을 알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너무 나이가 어렸죠...-_-
그때 동네형집에서 영웅문1권을 빌려서 봤어요...우와...어린 나이지만...
엄청난 충격이었습니다...더 보고 싶었지만...동네엔 2권밖에 없더군요...
강룡십팔장15초식으론 도저히 만족할 수가 없어서...지금은 없어진 신촌문고로
달려가 매일 출근도장을 찍고...다 읽었습니다...그때 일하던 누나들이...절 많이
이뻐했었죠...그런데 어떤 남자직원은 제가 통로에 앉아서 본다고...
엄청 뭐라했어요(잊지 않겠다...-_-+)....
그 당시 제 꿈자리를 뒤숭숭하게 만든건 흑풍쌍쇄가 저를 향해 최심장과
구음백골조를 펼치는 것과 브이에서 다이애나가 생쥐를 산채로 꿀꺽하는 거랑...
역시...브이에서 여주인공 줄리엣이 몸에 착달라붙는 동내의 복장으로 전기로
쇄뇌를 당하는 장면(이게 무지 야했다는 생각이..^^;;)이였습니다...
이런....옆길로 샜군요...-_-
그 당시 이상하게 사조영웅전과 의천도룡기에 비해 신조협려는
너무 재미가 없었어요...영웅 곽정에 비해 양과는 도저히 정이 가질 않았고...
(읽으면서도...이런...곽정이라면 이렇게 했을텐데...양과 나쁜 넘...-_-+...
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황용보다 무쟈게 이쁘게 설정된 소용녀가 미웠어요....
(아니...어떻게 황용보다...머리도 나쁜 닭대X리가....-_-+...후에 소용녀와
필적할만한...천룡팔부의 왕어언을 알게 되어 그나마 화를 참아...
주화입마의 비극을 경험하지 않았답니다...쿨럭~~)
그리고 주변인물도 그다지 정이 가질 않더군요...금륜법왕도 그다지...
매력적이지도 않고...고강한 느낌보다...얍삽한 느낌을 받았거든요...
무엇보다...사조영웅전과 의천도룡기에서의 가슴을 벅차게 만드는...
명장면...명승부도 없었구요....특히 의천도룡기 3권에서 장무기가...
신분을 속이고 정파 고수들과 대결하면서 호청우와 의부 사손의 복수와 오해를
푸는 장면은 정말 압권이지요...주지약에게 칼맞고 눈물을 흘리며 달려드는...
은이정을 향해...은육숙...은육숙....할때...아아아아~ 감동입니다...
제가 꼽는 무협 명장면 베스트5에 들어가지요...^^*
세월이 흘러...뭐 비록 올해 서른이지만...그리 오래 살아온 것도 아니지만..
나이가 들면서....신조협려를 다시 생각하고 읽으니...
정말 사조영웅전과 의천도룡기에 뒤지지않는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박진감과 속도감은 떨어지더라도...작품 전체에서 느껴지는 묘한 여운과...
슬픔...그리고 기쁨이 느껴지더군요...장면이 아닌...작품전체가....다가서는 느낌..
인연과 세월...그리고 정...에 대해서 이렇게 세세한 인물과 상황묘사가 된 작품이
있었는지...
살아가면서...점점 더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만나고 사랑하고...헤어지며...
좋고 나쁜 것을 생각하며 과거를 회상하면서...점점 양과와 소용녀, 그리고 그 둘을
둘러싼...주변인물들에 대해...이해하는 마음과 동정이 생기더군요...
정말....정(精)이란...
그래서 이젠 영웅문1~3부가 다 좋네요...^^
가끔씩 벌어지는 내가 선호하는 영웅문은 몇 부?라는 질문에...전 2부가 싫어요...
양과 넘 재섭서여...-_-+...라는 댓글을 볼때마다 절로 빙그레 웃으며
옛기억이 납니다...
에혀~~ 쓰다 보니 글이 길어졌네요...
새로 출판되는 완역본은 몽땅 구매해서...소장하렵니다.....
저보다 어린 누군가에게 혼쾌하게 빌려주는 날이 오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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