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이지환
작품명 : 화홍
출판사 :
로맨스 소설 작가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가분의 글입니다. 초기작 그대가 손을 내밀때부터 반해서 책이 나올 때 마다 헬렐레 거리면서 이분의 책만 봤으니 말 다 한 거겠지요.
이 글의 장르는 로맨스고전입니다(라고 생각합니다.) 단국이라는 가상의 국가를 내세웠지만 복식이라던지 주변 국가의 관계라던지 예법이나 먹을 거리라던지 우리네 조선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더욱 친숙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글체도 꽤 독특합니다. 마치 옆에서 할머니가 책을 읽어 주듯이, 이야기 꾼이 재간을 부리며 부인네들에게 이야기를 해주듯이 줄줄이 이어지는 문장이 참 감칠맛 납니다. 따라 읽으면 저절로 심바람이 나서 얼쑤 라는 어깨춤을 출지도 모릅니다.
이에 반해 스토리는 흔하디 흔합니다. 악녀의 거짓된 사랑에 빠진 남주인공을 여주인공의 한결같은 마음이 되돌려 놓은다는 인과응보적 줄거리가 글 전반의 토대로 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이지환님의 남주인공은 거의다가 어릴적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해 애정에 굶주려 있는 황태자적 인물입니다. 사랑을 표현할지도 모르고 받을지도 모르는 어린애이지요.
그래서 악녀는 항상 이러한점을 이용하여 남주인공을 좌지우지합니다. 사랑을 무기 삼아 자신의 욕구를 채우는 여자지요. 이에 반해서 여자 주인공은 그야말로 현모양처의 환생입니다. 물론 자신의 남자에 대한 소유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보기 답답할 정도로 남주인공의 말에 순종적으로 혹은 능동적으로 대체합니다. 죽으라는 말에 자살하는 시늉을 할 정도니 말을 다해 무엇 하겠습니까? 그냥 장희빈의 새로운 변화라고 해도 되겠습니다.
떄문에 화홍을 읽으면서 가장 부러웠던 것은 남주인공이었습니다. 왜 악녀의 품에서 온갖 즐거움 다 누리다가 착하디 착한 마누라의 헌신적인 사랑에 정신차려 후에 그나마 성군으로 남았기 때문이지요. 묘사를 보고 얼굴을 붉혔지만 참 작신하게 잘 놀았습니다, 우리의 남 주인공은 악녀를 통해 세상의 모든 쾌락을 다 누렸을 겁니다. 그러면서 악녀가 진실한 사랑을 주지 않았다고 배신감에 치 떨어 합니다. 자신도 마음을 자각하기 전 부터 중전에게 마음을 주기 시작했으면서 말이죠. 참 적반하장도 따로 없습니다.
그래서 악녀가 나쁜 여자이긴 하지만 저는 오히려 악녀가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자신의 욕구에 따라 거리낌없이 행동했기 때문이지요. 아 수절과부로 사느니 왕 등쳐먹고 잘 먹다가 죽는것도 괜찮지 않습니까? 악녀로 이름남긴 하지만 그래도 온갖 권력 다 누렸지으니까요. 거지로 태어나 거지로 죽는 사람 많습니다? 참 중전만 아니었다면 완전 단국이 자신의 것이 되었을 텐데 말입니다. 좀 더 머리가 비상하지 못한게 한이지요 뭐.
그에 반해 중전마마는 여필종부의 표상이신지라 읽는 내내 답답했습니다. 뭐 나중에 영악하게 머리 굴려서 악녀에게 수모를 주기도 하시고 제딴에는 온정 베푼다고 악녀의 아들을 살려 놓겠지만- 악녀가 한탄했듯이 그것만큼 잔인한 일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참 마음이 좋은건지 나쁜건지 어리둥절 해지는 분이셨습니다.
아무튼 각설하고 화홍은 뻔~한 스토리와 뻔~한 결말에도 불구하고 글체가 톡톡튀고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감칠맛 나게 섞여 있어 빌리는 돈은 아깝지 않다 이겁니다!
로맨스 좋아하시는 분들은 얼굴 붉히 면서도 열심히 읽으실 겁니다.
사실 저도 읽으면서 흐뭇*-_-* 했거든요. 듣기로는 드라마화 된다던데 책의 매력을 감추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참 화홍은 화무십일홍의 준말입니다. 읽다보면 제목이 왜 화무십일홍인지 아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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