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남희성
작품명 : 달빛조각사
출판사 : 로크미디어
처음 나올 때부터 인기작이었지만 보지 못하고 있다가 몇 달 전에야 비로소 읽었다.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감상란에 글을 올리려다 이런저런 이유로 미루어두었는데 어제 11권이 나와서 읽고 비평란에 글을 쓰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간속도는 초반보다 많이 떨어졌지만 그래도 아직까진 양호하다. 적어도 절판에 대한 두려움으로 책 사는 것을 포기할 정도는 아니다. 보고 난 느낌은 2%부족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감상란에서도 가끔씩 제기되는 말인데 내용이 늘어진다는 것이다.
장르소설의 장점은 누가 뭐라해도 즐거움과 재미 이상가는 것은 없을 것이다. 어려운 내용으로 도배되지 않고 쉽게쉽게 읽히는 것이 좋다. 거기다가 문장도 뛰어나고 구성도 탄탄하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달빛조각사의 장점은 문장의 뛰어남이나 플롯의 탄탄함에 있지 않다. 쉽게 읽히며 이것저것 잡탕인 듯 보이지만 다양한 소재를 통해 무엇보다 흥미진진하고 읽는 독자가 유쾌하다는 점이다. 레스토랑이나 호텔의 코스요리가 아니라 푸짐하게 차려진 뷔페와 비슷하다고나 할까. 그런데 권수가 더해질수록 이런 장점들이 단점이 될 소지가 보여진다. 다양한 소재와 유쾌한 내용이 산만함과 조잡함으로 변질되지 않을까하는 염려가 조금씩 생긴다.
달빛조각사에서 앞으로 마무리 지어야할 중심되는 내용을 간추려보면,
1. 주인공이 게임을 시작한 목적과 책의 뒷표지에 쓰여진 소개글 그대로 돈을 왕창 버는 것이다. (1권 시작부분에 나오듯이 5년안에 30억을 벌어서 사채업자의 형님이 되는 것도 좋겠지만-_-;; 이런 건 빼먹어도 되지 싶다.)
2. 게임의 제목인 로열로드와 내용 군데군데서 나오듯이 게임속의 황제가 되거나 아니면 1인자가 되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그렇게 될 것이라고 암시라도 해주는 내용이 나와야한다. 지금 전개되는 내용처럼 마법의대륙에서 전설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로열로드에서도 전설이다라고 띄우기만 하다가 끝나면 섭섭하다. (필연적으로 지금 대륙의 황제가 되기위해 고군분투하는 최고렙 유저와 싸우게 되고 그의 길드와도 부딪힐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3. 서윤, 화령, 다인 등의 히로인과의 문제도 어떤 식으로든 매듭지어야 한다.
그 밖에 자투리 내용은 더 많다. 검치들의 활약과 연애이야기, 방송국과의 이야기, 나머지 파티원들의 이야기, 모라타 영지발전, 거기다가 동생이 게임을 시작하고 대학생활까지 하게 되면서 더욱 난감해지고 있다.
사실 좀 걱정이 된다. 저것들 다 매듭지으려면 몇 권 쯤 더 나와야 할까-_-;; 첫 작품이 아니니만큼 작가님이 마무리까지 대충 구상이야 해 놓았겠지만 너무 일을 크게 벌이는 것 같다.
레이센, 신마대전 등이 게임소설 중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깔끔한 마무리에 있다고 보여진다. 각각 7권, 10권으로 복잡한 구성이나 내용이 꼬여있다던지 하는 것은 거의 보이지 않지만 각 권별로 읽는 내내 비슷한 속도를 유지해 준다. 늘여쓰지 않고 끝내야할 때 끝낸 것이다.
21세기 장르소설 중 제일 많이 팔린 책 10질을 꼽자면 비뢰도와 묵향이 꼭 들어가지싶다. 그만큼 초창기에는 평가도 좋았고 신선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솔직히 작가도 흙파서 먹고 살지 않는 다음에야 판매부수가 제일 중요하고 잘 팔리는 책은 조금 더 늘여서 몇 권 더 쓰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라고 보여진다. 하지만 그것은 근시안적인 사고가 아닐까. 장르소설이 오래 가려면 깔끔한 마무리가 중요하다. 그래야 대박을 친 작품은 10년, 20년뒤에라도 수정판, 재판이 나올 것이고, 보고 또 보고 싶어서 소장할 것이다.
몇 년전에 영웅문 수정판이 또 나왔다. 40년동안 징하게도 찍어내는데 아직도 팔린다. 민망하게도 한국장르소설도 그렇게 부지런히 사 보는 편은 아닌데 김용소설은 제법 사서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런 작품이 우리나라 장르작가에게서도 나왔으면하는 부러움을 감추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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