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작품명 : 법률외 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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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글은 본문의 내용에 대한 설명이 일부 들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가볍게 적었으니, 반말체에도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 하나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임을 다시한번 밝히는 바입니다.
법률외 사무소는 전형적인 현대물이다. 그것도 일반적 장르시장에서의 현대물인 주인공이 상상을 초월하는 무력(마법, 무공)을 지니고 있다거나, 일반적인 천재를 뛰어넘는 초천재라던가, 아니면 이른바 외계생명체의 도움을 받는다던가, 자신만의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거나 하는 등의 현대물이 아닌, 말 그대로 평범한 사람들이 이야기 해 나가는 그런 사소한 현대물이다.
아마도 이 소설이 문피아에서 연재되지 않고, 그냥 책으로 나왔다면 일반 소설 시장에 꽂혀도 하등의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될 정도이다. 아직 1,2권 밖에는 읽어보지 못했지만, 법률외사무소는 조금 때묻은(?) 주인공이 주어지는 자그마한 상황들에 맞서 고군분투(?) 하는 내용이다.
주인공이 아마도 평범한 일반 대학생이어서일까..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법률외사무소는 10대에서는 크게 인기가 없을것 같이 보인다. 주인공은 미궁처럼 뒤 엉킨 사건을 쾌도난마 처럼 풀어내는 추리소설의 탐정들 처럼, 지적 카타르시스를 보여주지도 못하고, 이른바 돈 과 권력, 폭력을 이용하여 적을 거세게 몰아치는 뒷세계의 액션소설의 주인공의 호쾌한 카타르시스도 없다.
주인공에게 주어진 것은 남들보다 조금 더 세상에 눈(?)을 떴다는 것 밖에는 없고, 주인공은 그러한 잔지식을 이용해서 부조리한 주위 세상에 맞서 보려고 하지만,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서 끊임없이 시험에 들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만 봐도 그렇다 시피, 세상은 부조리하다.
착하게 남을 돕고 사는 사람은 자칫 실수하면, 멍청하고 이용해 먹기 쉬운 사람이 되어 버리기 일수이며, [법]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을 차별한다. 어쩌면 우리가 어려서 배우는 도덕, 윤리와 같은 이야기는 말 그대로 이룰 수 없기에 꿈꾸는 머나먼 이상향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주인공은 개인적으로 그런 이상향 적인 도덕과 윤리를 꿈꾸지만, 그 자신의 행동이나 사고방식은 그에 반하는 행위가 많고, 실제로도 수많은 문제들이 그에 앞에 계속해서 던져지면서 주인공은 끊임없이 고뇌한다.
학내 선거의 진영의 내부갈등이라던지, 학내 선거에 거대한 비리의 틀을 짜 놓은 주인공이 중간에 물러났다 하더라도, 그의 유무에 상관없이 계획은 실행되고 한 여학생이 자살을 하고 주인공은 그것에 대해 입다물기를 하는 댓가로 돈을 받고 침묵하기로 한다거나, 성폭행 당한 여학생을 감싸 주기 위해 입을 열지 않은 주인공과 그를 믿지 못해서 다른 남자와 잠을 자버린 여자친구. 자신의 딸이 성폭행 당한것을 감추기를 바라면서도 범인이 처벌받기를 주인공에게 요구하는 피해자의 부친, 성폭행을 감싸주는 교수, 승진을 위해서 피해자를 겁박하는 경찰등.
세상에 도덕과 양심이 살아있다고 믿는 사람들이나, 주인공이 압도적인 힘으로 적을 궤멸시켜 가는 모습을 보며 카타르시스를 얻는 사람들에게 있어 이 책은 정말이지 읽기에 괴로운 책이다.
글은 한시라도 독자에게 편안함을 주지 않는다. 입으로는 정의를 논하면서 행하는 수많은 캐릭터들은 하나하나 모순되어 있고, 주인공 마저도 데스노트의 라이토 처럼 악마적인 궤계로 적을 무찌르기는 커녕, 끊임없이 방황하며 잘못된 길을 가기도 하고, 억울한 누명을 쓰기도 하며, 그것에 대한 앙갚음으로 쪼잔한 보복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법률외 사무소는 그러한 장치가 있기 때문에 진정으로 읽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
물론, 법률외 사무소 이전에도 비극적 장르소설들을 꽤나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개인적 감상이지만 바람의 마도사나, 데로드 앤 데블랑, 하얀로냐프강들과 같은, 주인공들이 끊임없이 위기에 처하고 배신을 겪고 하는 작품들은 많았다. 무협쪽으로도 많았겠지만 지금 당장 생각나지 않으니 잠시 젖혀 놓기로 하자.
그러나 그 어떤 작품도 법률외 사무소 만큼 내 가슴을 파고 들어온 작품은 없었다고 단언한다. 바람의 마도사도, 데로드 앤 데블랑의 주인공도, 하얀로냐프강의 주인공도 모두 비극적인 상황을 겪었지만, 그것은 [이야기]에 가깝다. 마치 수백년전, 음유시인이 주점에서 하프를 켜며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듯한, 그러한 [비극]은 애틋하다.
그러나 법률외 사무소는 비록 [소설]의 틀을 유지하고 있지만, 바로 현재 내가 살고 있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의 비극은 [애틋]함 대신, 독자에게 [분노]와 [절망]을 안겨준다. 실제로 누구라도 법률외 사무소와 같은 상황을 겪을 수 있다. [성폭행, 강간]은 며칠에 한번씩 TV와 신문을 장식하고 있으며, 경찰의 비인권적인 상황도 이미 많이 보도되어 있다. 그리고 학생회
의 선거와 그들이 하는 일도 그다지 깨끗하지 않다는 상황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상아탑의 고고한 [교수]들이 주로 하는 것은 [정치]이며, 그 [정치]에 불합리한 사실들이 많다는 것은 그쪽 일을 조금이라도 해본 사람들이라면 얼마든지 들을 수 있는 이야기이다.
하물며, 애인이 다른 사람과 잠을 자거나 해서 깨진 이야기는 멀리 갈것도 없이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조차도 그런 일을 직접 눈으로 본적이 있으니 더 할 말도 없으리라. 그리고 가장 큰 [절망]과 [분노]는 나역시 주인공 이상으로 행동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 아닐까. 성폭행을 당한 [남]을 보호하기 위해서 [내 애인]이 바람나게 만들어 놓는 행위를 할수 있게 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물론, 전반적인 인물들이 잘되어 있다는 것은 아니다.)
법률외사무소는 주인공과 주변인물들의 행동에 대해서 독자가 끊임없이 생각하게 한다.
" 저건 옳은 일일까? "
" 어떻게 저렇게 할수가 있을까? "
" 다른 방법은 없을까.. "
등등. 그리고 그런 생각들은 언젠가는 독자들에게 하나의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한다. 세상을 조금더 낫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세상을 바라보는 대한 자신만의 틀이 필요하고, 그런 틀을 제대로 정립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일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소설을 통한 자기 성찰이라고 해야할까.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그것은 너무나 어렵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본래 사람이란 악한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고, 특히나 세상의 틈바구니를 어느정도 겪고 난 뒤라면 더더욱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자신을 바라보는 것은 어떨때는 역겨울때마저 있다. 나 역시 그런 범주를 벗어날 수 없기에 소설을 읽으면서 주인공과 내 자신과 비교하고 생각하는 것이 너무나 힘들었다.
이 글을 쓰면서 그런 일상의 부조리를 파고 들어간 이런 작품이 장르소설에 나왔다는 것을 환영한다. 하지만, 3권이 나오면 읽을까.. 하는 것에 대해서는 솔직히 확신할 수 없다.
3권의 내용이 앞과 같이 비극적이라면, 나 역시 이기적인 사람이기에 내 돈들여 가며 부조리한 소설속 [세상]과 맞서며 날 되돌아 보기가 너무나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누구라도 한번쯤은 이런 글을 읽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원래 힘든 일을 겪으면 잃은 것 만큼 얻는 것도 있기 마련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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