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권까지 나왔건만, 몇가지 의혹이 아직도 속시원히 풀리지를 않고 있다.
1. 작품 첫 시작부분에 있어 진산월일행이 그 일천한 무공내력과 경험미숙에도 불구하고 강호에 출도한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종남파가 아직은 멸문하지 않았음을 알리기위해서였나, 중원무림과 서장과의 격돌에 한몫을 하고자 함이었나, 아니면 강호의 살벌하기 그지없는 생리를 잘 모르는 어리숙한 그네들을 깨우치기 위한 단순한 하나의 장치였나.
솔직히, 작품의 첫 전개에서 종남파의 강호출도에 대한 원인과 그 명분이 좀더 분명하게 독자에게 전달되지 못한것 같다. 그냥 별 의미없이, 생각없이 진산월일행들을 강호에 출도하게 한것 같다는 생각만이 가득하다.
그래서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진산월일행의 첫 강호출도에 좀더 생생하고 좀더 절실한 원인들을 제공했어야하지 않았는가하는 점에서 말이다.
2. 동중산이 훔친 열쇠하나로 생사를 넘나드는 생고생을 했던 진산월일행을 바라보면서, 그 열쇠가 다른데도 아닌 당대 제일가문 - 모용세가 - 의 품에서 강호로 빠져나왔다는 점이 논리상 문제가 되지 않은가하는 점이다. 그 열쇠가 다시 모용공자에게로 회수되었다는 과정만 서술될뿐, 어떻게 해서 그 열쇠가 모용세가로부터 빠져나왔는지에 대해선 전연 언급조차 안되있다. 혹 글쓰기에 있어 본의아니게 생략된것은 아닌가.. 아니면, 3부에서 장차 진산월과 모용봉과의 숙명의 건곤일척을 위해 남겨둔 또하나의 복선인가...솔직히, 그런 복선일리는 없다는 생각이다. 그러기엔 그사이의 내용이 너무나 방대하고 까막득한 시간적 선후가 존재한다. 한마디로 넌센스에 가깝다는 생각이다.
그 대단하기 그지없는 천하제일고수가 현존하는 천하제일세가에서 어떻게 그 중요한 열쇠가 강탈(?)될수있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생략된점은 아쉽기만 하다.
게다가 그 열쇠의 대단할것만 같은 효능에 대해선 입맛만 다시는 정도로만 언급된채 그냥 묻혀버렸다. 이것또한 앞으로 십몇권이 되서야 나올 내용이라면 독자의 입장으로서는 솔직히 너무 억울할뿐더러 짜증스럽기 그지없다라는 생각이다.
그 봉황지약으로 입은 진산월의 엄청난 피해를 봐서라도 독자에게 수긍할수있는 설명을 해줬어야하는 건 아니었나하는 생각이 크다.
3. 200여년전 당대 중원절대강자였던 종남파가 그렇게 허무하게 무너진 원인을 설명함에 있어, 종남오선의 실종과 더불어 하필이면 최고의 내공심법인 육합귀진신공마저 같이 사라진 것때문이다라고 한다.
육합귀진신공이라는 것이 또 특이하게도, 각기 훌륭하기 그지없는 여섯가지 내공심법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이 신공의 절대적인 힘은 가히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로 묘사되어있다.
그런데, 그렇게 대단하기 그지없는 심법이 어떻게 오선중 사선이 실종되었다고 여섯가지중 네가지 심법이 유실될수가 있을까....불가사의하지 않을수 없다.
그렇게 중요하고 대단하기 그지없는 심법이라면 특히 종남파라는 하나의 문파의 존재마저도 좌우할 정도라면 따로 그 비급을 구중심처에 잘 보관했어야하는 건 아니었나...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 명문정파로서 해야할 당위가 아니였을까...
이런 의혹과 더불어 또하나 풀리지 않는 문제는,
이 육합귀진신공에 두루 능통한 인물로 검선 매종도만 언급되어있다라는 점이다.
그래서 종국에 종남파가 기울게 되는 주춧돌(?)이 되어 후인들의 비난과 원망, 한탄을 한몸에 받게 되는바, 그럼 다른 사선들은 능통하지 않다는 결론인데, 어떻게 그럴수가 있을까..
종남오선이라면 사실, 툭까놓고 말해서, 무학상의 천재중의 천재라할수있는 대단한 인물들임에 틀림없을진대, 그런 인물들조차 능통하지 못하고 각기 한두개만 운용했다는 점은 그 천재들을 한순간 둔재로 무시한 것은 아닌가....아니면 그만큼 육합귀진신공이라는 여섯가지 신공들은 그런 대천재들도 쉽게 운용하기 힘든 천고의 심법이라는 말인가....그런 것이라면, 그런 천고의 심공을 비급으로 존치하지 않고, 방치한 종남파는 과연 정상적인, 상식적인 문파라 할 수있는가...
4. 육합귀진신공에 두루 능통한 검선 매종도와 태진강기에 능통한 혈선 정립병의 무공상의 차이는 단순한 내공상의 차이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내공과 무공절기상의 차이때문이였을까...
혈선 정립병은 전대 절대고수 곽일산이 남긴 유훈을 통해 무공의 극의를 성취한다면 매종도와는 충분히 자웅을 결할수있을뿐더러 지지는 않을것이라 자신했던바,
그 자신은 당시 내공방면에서는 검선에 그리 꿀리지 않아했음을 추측할수있다.
그렇다면, 육합귀진신공에 능통했던 매종도의 내공과 태진강기에 능했던 정립병의 내공은 별차이없었다는 결론이 내려질수 있는데, 과연 타당한가...
만약 타당하다면, 글 전개논리가 뒤죽박죽이 될수밖에 없어보인다.
왜냐하면 육합귀진신공을 익히나 그중 하나의 심공을 익히나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결론이 생기기 때문이니 이 얼마나 모순적이며, 말도 안되는 상황인가.
결국, 위 결론이 타당치 않아야 군림천하속의 무공시스템에 논리가 바로 선다.
그렇다면, 혈선정립병은 매종도와 검시합에서 패배한 까닭이 정심한 무공절기상의 깨달음 뿐만이 아니라, 내공방면에 있어서도 패배한 것이 되는데,
그렇다면, 혈선 정립병은 무언가 커다란 착오를 일은켰음에 틀림 없어 보인다.
매종도와의 대결에서 승리하기위해서는 곽일산의 유훈을 완성시키는 일뿐만 아니라, 더욱 충실하고 정심하기 그지없는 내공심법에도 노력을 했어야하는 것이다.
그런데, 진산월이 동굴에서 발견한 것은 딸랑 태진강기 하나뿐이었으니...
혈선정립병은 착각을 해도 대단한 착각을 한게 틀림없다.
바라기는, 위에서 지적한 논리상의 헛점이 용노사님의 계획된 것이기를 바랄뿐이다. 그리고, 9권이라는 엄청난 분량이 나왔음에도 아직도 밝히지 않고 근질근질하게 만들고 있는 용노사의 치밀한 전략이라면 솔직히 너무 지치고 지친다.
이런 지친 마음을 달랠 길은 어서빨리 완간된 군림천하를 보는 것뿐이리라..
군림천하라는 이름이 나온지도 어언 10여년은 되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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