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사>
금강 님 추천을 보고 읽었습니다.
우선 책 표지를 보고 약간 실망.
분위기는 그럴싸했지만, 모 중국영화를 그대로 모방했기 때문에...
무협소설의 질이 향상되기 위해선 표지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어 습관적으로 표지를 떠들러 작가 분의 프로필을 살핍니다.
딱히 나이가 어리다고 비하할 생각은 아니지만,
저보다 나이가 많다면 그만큼 인생 경험도 풍부하실 테고,
그건 분명 글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69년 생, 이영신 님.
인생선배에게 가볍게 읍을 한 다음 일독.
이권 일독.
삼권 일독.
하루 한 권씩 읽었지만 그래도 쉼없이 읽은 것은
실로 오랜만이라고 생각하며 책을 놨습니다.
주인공 백리향은 비참한 신세입니다.
살던 마을마저 악귀 같은 놈들에게 몰살당하고 말죠.
그러나 신선을 만나 도를 얻습니다.
일권 중반에서 벌써 어느 정도 고수냐를 논할 단계를 벗어납니다.
그러고도 태연히 밭이나 갈며 살죠. 그러다 무림인을 만나 출도를
하게 됩니다.
어려서 무협을 읽고 공상을 할 때, 저는 항상 초절한 무공을 익혔으면서도
보통 사람인양 행세를 합니다. 슈퍼맨이 넥타이 정장으로 회사 출근하듯..
그러나 결정적 장면이 되면 항상 신위를 발휘, 사람들을 놀래킵니다.
백리향이 양정을 처음 만나,
십리 밖에서 소리가 난다든지 도를 얻으면 우주 밖에서 나는 소리도 들린다든지
말하는 장면은 저를 쩌릿쩌릿하게 만듭니다-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러면서도 육합문에서 사관 노릇이나 하며 자의반 타의 반으로 신분을 숨깁니다. 아마도 이런 게 무협적 재미의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도저히 상식만으로는 쓸수 없는 지식이 담긴 글들은 저에게 한층 재미를 부과합니다.
반면, 주인공이 거의 신선지경이라는 게 저겐 거슬리더군요.
당해낼 적수는 드물지만, 끊임없이 도에 대해 설파를 합니다.
그러나 저는 무협을 보고자 함이지 구도소설을 보려는 게 아니므로 그런 부분들은 과감히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백지처럼 순수한 구도자의 마음에서 사람들의 죽음에 가슴아파하고 눈물까지 흘리는 부분에서는,
왠지 비인간적(非人間的)으로 느껴져 감정이입이 되질 않았습니다.
3권 중반에 가면 육합문 이야기가 일단락 되고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또 어떤 일이 벌어질 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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