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광이라고 조금이라도 생각되는 사람은 고스트 바둑왕이라는 만화를 아실 것이다.
고스트 바둑왕!
이 만화를 모르는 분들을 위해 잠시 소개를 하자면, 제목에서 당연히 알 수 있듯이 이 만화는 전대미문의 바둑 만화다. 현재 일본 만화계에서 엄청난 흥행을 거두고 있다. 바둑에 관한 만화가 성공하다니... 정말 작가의 능력이 감탄스러울 뿐이다.
어쨌뜬 이 만화에는 모든 만화가 다 그렇듯이 엄청난 오버스러운 플롯이 있다. 바로 "신의 한수"라는 것인데..,. 이 신의 한수가 너무 웃긴 것이... "신의 한수"라는 플롯은 완전 바둑을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 신의 한수는 한 수로 상대를 제압하는 그런 수다...
어쨌든, 이런 것이 과연 가능할까?
당연히 불가다. 물론 바둑에 승리를 굳히는 수가 있기야 하지만... 그 수가 어떤 독립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전에 두었던 수들은 모두 마지막 수를 위해 존재하는 이른바 포석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포석들로 인해 마지막 수는 빛나는 것이다.
소설에서도 바둑과 비슷한 점이 있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장르를 불문하고 마법의 문장을 가끔 본다.
다른 사람들은 경험해본 적이 있을지 모르지만... 나는 가끔 책을 읽다가 어떤 문장을 읽고나면 고개를 숙이고 몸이 추위를 느낀다. (이건 오버가 아니라, 사실이다..)
정말 그 날 들었던 사람 이름 석자도 까먹는 내가 그런 느낌을 받은 문장은 꽤 오랬동안 기억한다.
"나는 바보다."
내가 지금 쓴 "나는 바보다." 라는 문장이 과연 마법의 문장일까?
당연히 아니겠지.. 내가 마법의 문장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면 나는 작가였을 테니까..
그렇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나는 바보다." 라는 문장이 마법의 문장이 아니라는 것이지... 이 문장이 영구적으로 마법의 문장이 아니라는 것은 아니다.
그럼 내가 계속 반복적으로 말하는 마법의 문장은 무엇일까?
마법의 문장은 독립적인 것이 아니다. 그러니까... 어떤 특정 문장 자체가 마법의 문장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바둑에서 몇 십수로 포석을 둔 후, 마지막 수로 승리를 굳히듯이, 문장에도 어조가 있고, 문장들 간(間)에 미묘한 선이 있어서...
그 모든 것이 하나가 돼서!!!! 마법이 기적적으로 이루어질 때!!! 그 문장은 마법의 문장이 돼는 것이다! 이 얼마나 놀라운가!!! (ㅡ.ㅡㅋ) ( ㅡ.ㅠ 너무 표현력이 부족한 내가 한심스러워...)
방금 내가 쓴 "나는 바보다" 문장도 앞에 내용에 따라서 정말 감동적인 문장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삼류무사를 보자... 삼류 무사에 나오는 문장 하나하나만 따지면 그 문장은 멋있는 문장이다.
하지만 전체로 보면 영 아니다. 완급 조절이 필요하기도 하고... 문장의 연결자체가 자연스러워야 한다...
마치 초호화 선수들로 구성된 레알 마드리가 우승을 못한 것과 같다.
그리고 드라마에 주연만 있을 수는 없다. 조연이 있어야 주연이 더 빛나는 것이다.
금색 옆에 은색만 있으면 금색이 돋보이나...?
그리고 이건 어쩌면 삼류무사를 좋아하는 분들께 (나도 삼류무사 좋아하는데... 마치 이 글에서는 엄청 싫어하는 것처럼... 썼네요...) 무척 기분나쁜 발언일 수도 있는데, 만약 '지금'의 삼류무사처럼 감성적인 문장이 단순난무하는 글은 여기 작가분들도 따라 할 수 있습니다. 전에는 그 완급조절이 무척 자연스러워서... 그의 스타일~~ 이 느껴졌는데, 요즘은 조금 뭔가 삐그덕 한듯...
더 이상 어떻게 설명할 길이 없어... 이만 말을 줄입니다. 머리가 폭발할 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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