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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유천
작성
03.06.18 18:25
조회
1,805

만화광이라고 조금이라도 생각되는 사람은 고스트 바둑왕이라는 만화를 아실 것이다.

고스트 바둑왕!

이 만화를 모르는 분들을 위해 잠시 소개를 하자면, 제목에서 당연히 알 수 있듯이 이 만화는 전대미문의 바둑 만화다. 현재 일본 만화계에서 엄청난 흥행을 거두고 있다. 바둑에 관한 만화가 성공하다니... 정말 작가의 능력이 감탄스러울 뿐이다.

어쨌뜬 이 만화에는 모든 만화가 다 그렇듯이 엄청난 오버스러운 플롯이 있다. 바로 "신의 한수"라는 것인데..,. 이 신의 한수가 너무 웃긴 것이... "신의 한수"라는 플롯은 완전 바둑을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 신의 한수는 한 수로 상대를 제압하는 그런 수다...

어쨌든, 이런 것이 과연 가능할까?

당연히 불가다. 물론 바둑에 승리를 굳히는 수가 있기야 하지만... 그 수가 어떤 독립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전에 두었던 수들은 모두 마지막 수를 위해 존재하는 이른바 포석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포석들로 인해 마지막 수는 빛나는 것이다.

소설에서도 바둑과 비슷한 점이 있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장르를 불문하고 마법의 문장을 가끔 본다.

다른 사람들은 경험해본 적이 있을지 모르지만... 나는 가끔 책을 읽다가 어떤 문장을 읽고나면 고개를 숙이고 몸이 추위를 느낀다. (이건 오버가 아니라, 사실이다..)

정말 그 날 들었던 사람 이름 석자도 까먹는 내가 그런 느낌을 받은 문장은 꽤 오랬동안 기억한다.

"나는 바보다."

내가 지금 쓴 "나는 바보다." 라는 문장이 과연 마법의 문장일까?

당연히 아니겠지.. 내가 마법의 문장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면 나는 작가였을 테니까..

그렇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나는 바보다." 라는 문장이 마법의 문장이 아니라는 것이지... 이 문장이 영구적으로 마법의 문장이 아니라는 것은 아니다.

그럼 내가 계속 반복적으로 말하는 마법의 문장은 무엇일까?

마법의 문장은 독립적인 것이 아니다. 그러니까... 어떤 특정 문장 자체가 마법의 문장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바둑에서 몇 십수로 포석을 둔 후, 마지막 수로 승리를 굳히듯이, 문장에도 어조가 있고, 문장들 간(間)에 미묘한 선이 있어서...

그 모든 것이 하나가 돼서!!!! 마법이 기적적으로 이루어질 때!!! 그 문장은 마법의 문장이 돼는 것이다! 이 얼마나 놀라운가!!! (ㅡ.ㅡㅋ)  ( ㅡ.ㅠ 너무 표현력이 부족한 내가 한심스러워...)

방금 내가 쓴 "나는 바보다" 문장도 앞에 내용에 따라서 정말 감동적인 문장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삼류무사를 보자... 삼류 무사에 나오는 문장 하나하나만 따지면 그 문장은 멋있는 문장이다.

하지만 전체로 보면 영 아니다. 완급 조절이 필요하기도 하고... 문장의 연결자체가 자연스러워야 한다...

마치 초호화 선수들로 구성된 레알 마드리가 우승을 못한 것과 같다.

그리고 드라마에 주연만 있을 수는 없다. 조연이 있어야 주연이 더 빛나는 것이다.

금색 옆에 은색만 있으면 금색이 돋보이나...?

그리고 이건 어쩌면 삼류무사를 좋아하는 분들께 (나도 삼류무사 좋아하는데... 마치 이 글에서는 엄청 싫어하는 것처럼... 썼네요...) 무척 기분나쁜 발언일 수도 있는데, 만약 '지금'의 삼류무사처럼 감성적인 문장이 단순난무하는 글은 여기 작가분들도 따라 할 수 있습니다. 전에는 그 완급조절이 무척 자연스러워서... 그의 스타일~~ 이 느껴졌는데, 요즘은 조금 뭔가 삐그덕 한듯...

더 이상 어떻게 설명할 길이 없어... 이만 말을 줄입니다. 머리가 폭발할 지경입니다.


Comment ' 7

  • 작성자
    Lv.66 개고기
    작성일
    03.06.18 19:35
    No. 1

    님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런데 신의한수에 대해서는 생각의 차이가 있는것 같습니다.
    참고로 전 바둑이 기원1급이 안되는 2급을 두고 있습니다.
    고스트바둑왕에서의 제가 생각하는 신의 한수는 오직 한수로 승부가
    갈리는 한수(분명 그런 바둑도 있음.소위 묘수라고 하지여)가 아니라,
    모든 경우의 수중에서 가장 최선의 최고의 수(이창호가 원하는 바둑이고,모든 프로가 그렇게도 강렬히 원하는 바둑이지여)를 말하는것 같습니다.
    만약 그런수를 둘수 있는 있다면,,,,,,,아마도 바둑의 신이 아닐까여?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유천
    작성일
    03.06.18 20:19
    No. 2

    사실 쓰면서도 그런 수가 아니라고 생각은 했습니다.. 근데 그냥 고치기 싫어서... 헤헤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6 이동휘
    작성일
    03.06.18 23:56
    No. 3

    만화가 우라사와 나오끼가 예전 에 한 인터뷰에서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만화중에는 연재 할 때 그 부분부분은 재미있는데 단행본으로 나오면 재미가 없는 것이 있고, 반대로 하나하나 끊어보면 별 재미를 못느끼다가도 단행본으로 묶어보면 큰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 있다.\"
    결국 자신은 둘 다 취하고 싶다 - 대충 이런 내용이었는데,

    요즘의 삼류무사는 전자의 형태를 띄는 것 같습니다.
    연재분 한편한편은 유천님 말씀처럼 멋있는 문장도 많고, 보기도 재미가 있는데 그것을 묶어서 보면 상당히 지루한 감이 느껴집니다.

    가장 큰 문제는 너무 모든 등장인물에 대해 과도하게 애착을 가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주인공들의 적수인 무룡숙 관련 인물들이 많이 등장하던데, 그들의 구구한 사연과 그에 따른 개연성 부여가 큰 비중을 차지하더군요.

    예전에 무우수님 집탐글에서 읽었던 내용입니다만,
    작가는 창조한 인물들을 몽땅 끌고 가고 싶어도 독자가 그걸 견뎌내지 못합니다. 변덕스럽기 그지 없는 독자는 작가만한 애정을 조연들에게까지 쏟을 수가 없고, 그들의 사연까지 챙길 여유도 없지요.

    저희동네 대여점 삼류무사책들은 비닐포장이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그중에 1권은 특이하게 판매할때 책하단에 끼우는 선전문구 종이 있죠? 그것이 끼워진 상태로 포장이 되어 있더군요.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그 문구의 내용이
    \'강호를 질타하는 통렬무비한 주인공의 활약상!\'
    대충 이런 뉘앙스더군요. 그걸 보면서 최근의 5, 6권에 끼워넣기는 어려운 선전문구가 아닌가 생각을 했습니다.

    조금은 상황설명은 자제하시고 1권의 선전문구처럼 추삼이의 통렬하기 그지 없는 액션이 많이 보였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명랑쾌활
    작성일
    03.06.19 08:13
    No. 4

    멋진 리플!! ^^
    창조인물에 대한 작가의 애정... 동감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4 무섭지광
    작성일
    03.06.19 10:35
    No. 5

    책 좀 빨리 나오게 했으면....
    그렇게 장황하게 설명하고 진도가 안나간다면
    책이라도 빨리 나와야 되는거 아닙니까?
    한달에 두권정도(후 후 아닌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1 風蕭蕭
    작성일
    03.06.19 10:53
    No. 6

    이동휘님 멋진 댓글에 일만표..

    정말 공감하게 되는 글입니다.

    무섭지광님에 말씀에도 일만표..

    한달에 두권은나와야지...ㅜ.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무협지애愛
    작성일
    03.06.21 17:12
    No. 7

    님들 모두들 머쮜닷!!!!!!!
    이야~ 대단해요 정말..머찐 지적들..@.@ 눈돌아가네요..쩝..

    근데 유천님아..
    님이 말씀 하신대로 \"나는 바보다\"의 앞에 오는 이야기들로 인해서
    \"나는 바보다\"가 멋이 있어지는거에 대해서 이야기 하셨는데요..

    저는 그렇게 생각 하지 않거든요..

    \"아비는 비록 삼류지만 네게는 최고이고 싶었다\"이던가?
    그 말은 물론 말 그대로도 멋찌지만
    앞의 아비가 삼류라서 격은 일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놓았기에
    더 감동적이라 생각 합니다..
    참고루..전 그 부분에서 눈물이 고였습니다..^^;;

    그리구..장난삼아 거는 딴지 인데요..

    \"금색 옆에 은색만 있으면 금색이 돋보이나...?\"

    물론입니닷!!!
    금색 옆에 은색만 있으면 당연히~ 돋보이죠..ㅡ.ㅡ;;

    \"금색 옆에 금색만 있으면 금색이 돋보이나...?

    가 맞는 문장인듯..ㅡ.ㅡ;;


    죄송..^^

    애교로 봐 주시길..

    암튼!! 감상 잼께 읽었습니닷!!

    이 글을 읽는 분들께 축복을!!

    이만.^^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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