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토종토박
작품명 : 두번째 기회
출판사 : 로크미디어
일전에 7권까지 읽고 나서 '두번째 기회, 그냥 살아간다'는 비평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현실적인 사업아이템과 그 시절의 풍정을 그려내는데 성공했지만 주인공의 목적의식이나 작품 전체의 주제가 흐지부지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오늘 신간으로 나온 10권을 읽었습니다. 아, 이젠 정말 지쳤습니다. 이번에야말로 이 책에서 하차합니다. 어떻게 10권째인데도 여전히 주인공은 그냥 살아만 가는걸까요?
작중에서 벌어지는 모든 성공들(사업확장, 격투승리 등)에서 카타르시스가 느껴지질 않습니다. '그냥 그랬나 보다'일 뿐입니다. 위기가 등장하는 장면에선 짜증이 날 뿐 '두근두근하는 긴장감'은 눈씻고 찾아봐도 없는데다 넘쳐나는 등장인물들에는 정을 붙이기조차 꺼려집니다.
돌이켜생각해보면 초반부터 이랬습니다. 다만 초반에서의 전개는 지금까지 나온 다른 현대물과는 다른 점들 덕분에 충분히 매력적이었지만, 거기에서 더 발전하지 않고 그대로 이어지는 중반 이후부터는 매력조차 남지 않게 된 것입니다.
10권입니다. 10권. 어지간한 이야기 하나가 완결될 분량이며, 열댓권을 넘어가는 장편에서도 상당한 전개가 이미 이뤄졌을 분량입니다. 그런데 그런 10권에서도 '장기저리국채를 해외에서 조달하고, 격투에서 이기고,이사벨과 자고, 기업이 확장되고, 아버지와 결혼문제로 다투고'했을 뿐입니다.
주인공이 의지를 지니고 살아 움직이는 하나의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질 않습니다. 무슨 관조하는 드래곤도 아니고, 분명 결국 이래저래 간섭하는데도 불구하고 비인간적인 면모만 드러납니다.
이제껏 봐온 게 아까워서 여기까지 왔지만, 의미 없는 역사연표를 읽는 일은 그만두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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