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반말들어 갑니다.)
포우의 소설 이후로 현대의 모든 소설들은 추리적 요소를 가지고 있다고 어디서 읽어본 기억이 난다. 작품내에서 작가와 독자의 머리싸움 꽤 재밌기도 하고, 이제는 필수적이기도 하다. 앞으로의 내용이 뻔하게 보이는 무협소설을 읽는 것만큼 큰 고역도 흔치 않다. 그러므로 무협소설 또한 추리적 요소가 필수적이라고 할 수있다.
무협소설에서 자주 쓰여지는 추리적 기법은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대표적인 두 작가의 예를 통해서 살펴보자면, 하나는 금강의 스타일과 또다른 하나는 용대운의 스타일이다.
금강의 스타일은 내용전체를 포괄하는 수수께끼를 독자에게 던진다. 음모를 꾸민자는 누구인가? 주인공은 적의 정체를 조금씩 파헤쳐나가게 된다. 주로 수수께끼의 내용도 적의 숨겨진 음모와 세력과의 싸움이된다.
이에비해 용대운은 주인공에게 여러개의 사건을 만나게 하고 그 사건 하나하나에 수수께끼를 던진다. 전체적인 내용과 필연적인 관계가 있는 것도 있고, 그저 중간의 독립적 성격을 가진 사건으로서 등장하는 것도 있다. 이런 형태는 세력싸움에서 음모자가 누구인가보다는 하나의 살인사건이 있고 살인자가 누구인가를 추적하는 형태를 띤다. 가장 극단적인 예로 고검생전이라는 단편집(?)은 무협이란 장르의 탈을 쓴 추리소설이었다.
물론 용대운의 스타일에도 작품 전체를 포괄하는 전체적인 수수께끼도 있다. 금강스타일 또한 하나하나의 사건에도 약간의 수수께끼를 던진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특성으로 나타나는 부분을 가지고 분류를 하자면 위와 같다는 것이다.
현재의 대부분의 무협 작가는 금강스타일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살인사건을 다루기 보다는 세력간의 갈등과 음모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두 스타일의 우열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창작의 어려움은 필자의 개인적 생각으로 금강스타일보다는 용대운스타일이 더욱 어렵다고 생각한다. 무협소설을 쓰는 어려움에 추리소설과 같은 사건을 만들어 내야한다는 어려움도 있기때문이다,
용대운 스타일의 중국무협작가로 고룡을 들 수 있다. 용대운보다 훨씬 더 용대운스타일의 작가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도대체 무슨 말이야? ^^) 고룡스타일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각설하고 초류향이나 용비구천무의 주인공들은 살인사건에 자주 끼어들어 사건들을 해결해 나가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다.
한국무협에서는 용대운 외에 용대운스타일의 작가는 거의 없는 것 같다. 무협소설 내에서 추리소설같은 느낌을 주었던 기억나는 작가가 백일자객의 작가 몽강호, 좌백 외에는 특별히 인상적인 작가 없을 정도이다. 이렇게 볼 때 용대운 스타일 즉 무협의 탈을 쓴 추리소설을 쓰는 작가나 작품도 좀 있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든다.
그런데 마침 일반연재란에 추리무협'풍의 작품이 있었으니 '검혼지'라는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반가운 작품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는 본격적인 무협의 형태로 나아간다고 하니, 조금 변화가 있겠지만, 지금까지 연재된 분량에서만큼은 무협의 '추리소설'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가 있다.
조금 아쉬면이 없지는 않지만,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무협독자라면 한번 읽어보기를 권하고 쉽다. 그리고 사건추리를 중심으로 하는 무협소설쪽에도 작가들이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새로운 소재개척과 독자저변 확대에 좋은 실험이 되지 않을까 한다. (만화량 식의 추리소설은 제외 ^^)
Comment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