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산님의 <사천당문>과 <결전전야>를 읽었습니다...
<대사형>을 재미있게 읽었슴에도 불구하고 손이 잘 안가던 차에...
"그래도 진산이라면..." 하는 생각에 덥썩 6권을 들고 집에 돌아와서는...
한번에 다 읽었습니다...
무협이 주는 재미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생각해보자면...
피가 튀고 살이 흩어지는 결투장면이 손에 땀을 쥐게 만들고...
남들은 뭐라고 하든 어떻게 살든, 자기만의 신념과 의지로 정의와 협의를 향해 우직하게 나아가는 길이 멋있다는 생각이 더해질 것이고...
남녀상열지사가 은근히 남성독자들의 어두운 욕망을 자극하기도 할 것입니다.
진산님의 글에는 그런 거.... 하나도 없습니다. ㅡ.ㅡ;;
그럼에도 하나의 훌륭한 무협소설이라는 데는 아무도 이의가 없을 듯합니다, 이미 진산님의 글을 읽은 사람이라면 말입니다.
당군명의 한마디가 마음을 찌리리하게 만듭니다.
"...전 오늘에서야 왜 사천당문이 사천당문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남자가 내뱉았더라면 그 느낌이 또 달랐겠지만, 여자문주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서 그 느낌이 사뭇 생경하면서도 더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협의....당문에서는 별로...취급 안합니다...당문 자체보다 후 순위라는 거죠...
복수보다는 가문의 생존이...대의보다는 가문의 자존심이 먼저라는 진산님의 생각...동감 만땅이죠...
그 말이 왜 찌리리하게 만드는 걸까요...여타의 무협소설에서는 잘 생긴 남자 주인공이 자신을 희생하며 당당한 협의의 길을 가는데 말입니다...
가식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자기의 가족이 친구가 피떡이 되어 죽어갔는데, 자신은 복수보다 대의를 먼저 챙겨야하는 걸까?
사마X님과 야X록님의 글에 그런거 많지요...
물론 그 어깨 너머로 고독한 남자의 길이 보일 때도 있기에, 멋있는 모습이긴 하지만...남자는 울면 안된다는 사고방식을 어렸을 때부터 세뇌당해왔던 이땅의 남자들은 울 때도 남들에게는 그 모습을 숨겨야만 했습니다.
정신 건강에 아주 나쁜 거죠...
그러기에 진산님의 <사천당문>과 <결전전야>는 한번 읽어봄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읽어봄직 한게 아니라 꼭 읽어야만 할 바이블 정도가 아닐까...하는 제 생각입니다.
천박한 글 솜씨로 대가의 글을 평가하기도 어렵고, 요약하자니 그 감흥을 스스로 배반하는 것 같기에 읽어보고 각자가 느껴야한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 될 것입니다.
여자가 주인공이라서 손님들이 아예 안 읽는다는 만화방 사장님의 한마디가 저에게는 큰 아쉬움으로 다가와서 이렇게 끄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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