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의 추천을 읽고 전검행을 집어 들었다.
초반 스토리의 과감한 생략은 일단 좋았다.
그러나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뭔가 익숙하면서도 어색한 느낌이 지속되었다.
1권을 끝내고 잠시 생각할 때 뭔가 기억에서 살아났다.
바로 백상이라는 작가의 작품들과의 유사성이다.
다른 것은 말하기 힘들고 크게 두가지 비슷한 점을 말할 수 있다.
첫째, 무공단계의 세세한 설명.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는 무공의 단계<백연탄 이건 기억나네..>를 정말 친절하게 반복학습시켜주시던 백상 작가님과 어찌 그리도 닮았을까.
둘째, 항상 덤덤한 문체와 등장인물들.
백상 님의 작품에서는 예전부터 감정의 기복을 느끼기 힘들었다.
주인공이 힘들어도 힘들다는 느낌이 들지 않고, 슬퍼해도 슬퍼하는 느낌이 들지 않으며, 언제나 차분하고, 언제나 이성적인, 그런 등장인물과 그런 문체들이 계속 압박을 가해왔다.
전검행도 마찬가지지만, 좀더 나은 부분이 있다면 어색함이 좀 덜하다는 점이다.
<어색함이 전혀 없다고는 못하겠다.>
그것은 아마 주인공의 설정에 있을 것이다.
주인공은 무슨 무공을 익혀가면서 감정을 읽어버리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그런 무덤덤한 문체와 진행의 단점이 설정덕분에 상당히 무난해졌다.
그밖에도 평균적으로 너무 수준이 높게 설정된 무림인들
<어지간하면 검을 부딪히지 않고 검강이나 내공으로 승부를 낸다>,
주인공의 행적을 철저한 관찰자적 관점에서 일기처럼 기록하는 듯한 내용전개,
< 이부분은 오히려 매우 치밀하다. 심지어 날짜와 시간별로 이동을 기록해놓은 컷(?)도 있다>등등 유사점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전검행의 작가와 백상님이 동일인물이 아니라면, 놀랍도록 닮은 성격이거나, 백상님의 영향을 크게 입은 독자가 좀더 그런 스타일을 완성시켜보겠다고 나선 것이거나..할 가능성이 높다.
백상님의 작품은 너무 독특해서 다른 사람이 흉내내기란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예전 백상 님의 작품을 처음 접했을 떄, 느꼈던 신선함은 이제 느낄 수 없지만, 분명 전검행은 다소<백상 님의 작품에서 자주 접하던 단어다..^^;;> 진일보한 백상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기존 백상 님의 작품을 접하지 않았던 사람들이라면 신선하고 재미있을 것이나, 예전에 그의 작품을 꽤 읽은 경험이 있는 나에게는, 그렇게 재미있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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