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훈님의 보표무적 4권을 오늘 다 읽었습니다.
3권까지는 인터넷 연재분으로 봤습니다. 감탄에 감탄, 폭소에 폭소를 거듭하면서요...
4권까지 읽고 난 감상을 몇자 적어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보표무적의 가장 큰 장점은 "非 武林 강호인"의 등장입니다.
무협을 읽다보면 강호인들은 모두 하늘을 붕붕 날아다니고, 검강을 쭉쭉 뽑아내는 것처럼 보이죠. 순박한 성격의 주인공이건, 강호일통의 야심을 품은 대마두건, 강호를 떠나 은거하고자 하는 기인이건.. 하여튼 그들은 모두 무공을 합니다. 아주 잘 합니다.
그들에게 차를 따르고, 술을 날라다주는 점소이에겐 별 관심이 없습니다. 기껏해야 주인공을 암살하려는 살수가 변장한 점소이쯤 되야 주목을 받을까...
영춘객잔으로 대표되는 이 "평범한" 강호인들은 그래서 신선하고 재미있습니다.
특히 복대라는 캐릭터는 주목을 받을만 합니다. 무림인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질투로 무공을 죽도록 배우고 싶어하던 그가, 무림의 비정한 단면과 맞닥뜨리고 나서 고민에 빠집니다.
"과연 무공을 배우면 행복해질까?"
오장에 육박하는 검강을 휘두르는 주인공을 보며 환호하는 동안, 우리가 잊고있던 질문이 아닐까요?
"돈이 많으면 정말 행복할까?"
"유명해지면 행복해질까?"
현대를 살아가는 오늘의 강호인들에게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영춘객잔 점소이 복대가 던지는 질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장영훈님의 보표무적은 무협의 지경을 조금 더 넓힌 작품으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보다 다양한 의미로 읽힐 수 있는 텍스트가 될 때, 무협은 언더문화의 껍질을 벗고 당당한 문학의 한 갈래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 그런 작품들을 우린 보고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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