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황규영
작품명 : 의기
출판사 : 영상
방금 전 황규영님의 2011년 신작 의기를 다 읽었습니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쭈욱 읽다가 '오오 쾌속한 진행이로소이다!'하고 좋아하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챕터 제목이 마지막 장이더군요 ㅋㅋ 목차 좀 보고 읽는 건데, 소제목이 없어서 안 읽었더니 헐 완결? 이걸 느끼게 되네요.
전 잠룡전설부터해서 황규영님이 표방하는 청바지 같은 글을 모조리 읽은 팬입니다.
뭐라고 할까? 읽기 편하고, 읽고 나면 기분도 좋은 그런 글이지요.
물론 가벼운 글이다보니 읽고 잠깐은 좋지만, 꽤나 시간이 흐르고 나면 재밌는 글이긴 했지만, 오래토록 기억되는 소설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의기는 달랐습니다.
이 글은 한국적인 무협이라 하겠습니다.
검강 날라댕기고 그런 게 아니라, 음 적당하게 비유하자면 홍길동전? 아, 쓰면서 생각하니 이게 홍길동을 표방한 게 아닌 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이 글에 나오는 나라는 일본과 저희나라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확대해석이라 생각할 지 모르지만, 일단 일제의 지배를 겪은지 실상 오래되지 않았으니까요. 그리 생각하는 게 좋겠지요.
가볍게 내용을 설명하자면 만파식적이라고 하는 전설의 책을 얻은 똑똑한 주인공께서 그걸 토대로 잊혀진 고대의 무술을 익히며 호무왕국... 즉, 일본과 싸우는 내용입니다.
사실 뜯어보면 먼치킨은 맞는데, 글을 보면 먼치킨이란 생각이 안 듭니다. 드래곤볼을 보는 느낌이지요 ㅋㅋㅋㅋㅋ(이 비유가 아닌가..)
글 자체는 재밌게 되어 있어 끝까지 읽는 것에 큰 거부감은 느끼지 못할 겁니다. 딱히 마음에 걸리는 그런 것도 없으니까요.
제가 이 작품을 훌륭하다고 하는 것은 한 사람의 인생을 고치게도 만들 수 있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훌륭한 글이라서가 아니라, 획일화된 장르무협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기 때문입니다.
비단히 한국적인 글.
그리고 우리의 역사를 간접적으로나마 제시해주기 때문입니다.
가볍게 다가가며, 우리의 아픈 역사를 보여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현 시장에서 훌륭한 작품이라고 하겠습니다. 뭐, 이런 형식이 대여점에서는 많이 먹히지는 않는지, 이번에도 6권에서 조금 빨리 끝난 느낌이 들긴 하지만요.(살짝 떡밥 회수가 덜 된 것 같습니다ㅎㅎ)
여담이지만 이 글에 나오는 동요가 있습니다.
"푸른 달이 뜬다. 붉은해야 도망쳐라. 안 도망치면 푸른달이 잡아 먹는다. ㅎㅎㅎㅎㅎㅎㅎ 푸른달이 붉은해를 잡아먹었다 ㅎㅎㅎ"
이 글을 보며 전 그걸 생각했습니다.
독립운동가들이 태극기가 없어 일장기에 덧칠을 하여 우리 태극기를 만들어낸 것 말입니다.
푸른달이 천천히 떠오르며 떠 있는 붉은 해를 잡아삼켜 우리 태극기가 완성되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돌려 말한 게 아닐까요?
아, 내가 뭐라는 건지.
아무튼 저는 재밌고, 얻을 것도 있는 장르소설 중에선 정말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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