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임홍준
작품명 : 진호전기
출판사 : 뿔미디어
사실, 읽고 매우 심경이 복잡합니다. 몇년만에 읽은 최악의 결말이려니 싶네요. 어떻게 보면 요새 제가 호쾌하고 때로는 무정한 주인공의 모습을 좋아하게 되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호쾌하고 똑 부러지던 주인공의 병크라던지, 배신한 친구 용서라던지... 이런 걸 제치고 여주와의 관계만 집중조명하겠습니다.
일단, 처음에 굉장히 재미있었습니다.
어렸을 때 부터 엄청난 천재였다거나, 내단을 냠냠했다거나...
뭐 이런건 괜찮습니다. 20~30대의 나이에 수십년씩 굴러먹은 노고수들을 상대하려면 이런 장치가 있을수도 있죠.
그런데... NTR일 줄이야!!
주인공이 오는 여자들 다 마다하고 전장에서부터 만나 좋은 추억을 가졌던 '연지하'라는 히로인(검후)에게 딱 꽃혀서 다른 여인들 '미안하다'느니 열심히 쌩깟을때는 그렇거니, 했습니다.
순정물일수도 있죠. 어렸을 때부터 만났던 여자를 기억하고, 또 서로 설레어한다는게 상당히 좋지않습니까?
그런데 이건 뭐...
대략적으로 배경설명을 덧붙이자면, 이 연지하라는 여자는 집안형편이 그다지 좋지못한편이었고, 정혼자가 있었다. 정혼자 집안은 중원에서도 몇 손가락에 꼽히는 엄청난 갑부... 뭐 재벌2세쯤 되겠네요. 그만큼 실력은 어느정도 갖추고 있습니다. 무공도 되고, 돈도 되고... 그런데 역시나, 인성이 쓰레기. 전투에서 실수로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자, 그게 알려질까봐 남은 부하들 살인멸구.
그런데, 정작 정혼자가 있음에도, 연지하는 정혼자에 대한 마음이 식어버립니다. 둘은 서로 좋아하게 되고, 오그라대는 대사들 남발하죠. 그런데... 뭐 중간에 연지하와 주인공의 사랑이 싹트는 과정과, 이 여자 정혼자의 열폭과정은 생략하구요.
그 연지하란 여자 정혼자가 '어차피 여자란 것은, 몸만 가지면, 마음은 나에게 오게되어있지'라며 대략 술에 약같은 걸 타서(아마 천일취였죠) 강제로 붕가붕가를 합니다.(참고로, 이 여자는 위험에 처한 주인공을 도와줘야할지 망설이다가 술을 마시는 중이었죠) 그리고 이 여자는 임신. 그리고 이 여자가 붕가붕가를 할 당시 주인공은 아군들이 지원을 해주지 않아서 죽을 위험에 처해서 전투를 벌이고 있었죠.
그리고 주인공 겨우 돌아와서, 고백. 그리고 이 연지하란 여자는 '시간이 멈췄으면(혹은 돌렸으면) 좋겠어요. 당신이 좋아요' 따위의 드립을 칩니다. 뱃속에 정혼자 아이가 있는상태에서 말이죠...
그리고 이 연지하의 정혼자는 열폭을 시작합니다. 여자까지 임신시켰는데 여전히 주인공을 좋아하는 것 같으니까, 주인공이 맘에 들지 않는거죠. 주인공을 불러내고, 오는 길에 살수도 좀 깔고. 조력자도 좀 깔고 죽이려고 합니다. 그렇지만 현실은 역시 주인공한테 털리죠. 뭐 이때까진 설마했습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연지하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저 사람의 아이를 가졌어요'드립. 죽이면안되요... 라고 지껄이더니 미안해요라고 하면서 폭주한 주인공을 뒤에서 칼로 찌릅니다.
.................................................충공깽.......................
그리고 주인공은 절벽에서 떨어집니다.(이때부턴 뻔히 예상이 가더랍니다. 궁금한건 이제 배신한 연지하의 처리가 어떻게 되냐?였죠.
그런데 이 주인공은 적에게는 피도 눈물도 없지만 내 사람들에게는 따뜻한-.- 뭐 그런 남잡니다. 전장에서 별호가 혈건사신이었더랬죠. 피도 자비도 없는, 뭐 그런놈.)
뭐 그리고 열심히 위기를 피하고(절벽에서 떨어져서 기억을 잃었습니다... 기억 찾는것도 꽤 오래가더군요)
결국 복귀해서, 연지하의 정혼자의 가문(이 가문이 또... 악독한 짓을 많이 벌였죠. 여하튼,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해 여러가지 나쁜일들을 벌입니다.)을 박살내기에 이릅니다.
그리고... 아이를 낳고 나름 행복하게 살고 있던 이 연지하는,
돌아온 주인공을 보며 헉!! 충격과 공포에 휩싸이죠.
그런데, 주인공의 마지막 대사. '아이가 이쁘군.' 그리고 완결.
.........뭐 어쩌라고?
내가 제일 싫어하는게 NTR이라는 건 제쳐놓고, 열심히 감정이입하고 있던 주인공이 알고보니 저런 병X이었다는 것도 제쳐두고.
아... 도대체 어떻게하면 전장의 악명높은 사신이 한순간 득도한 부처의 마음이 될 수가 있는겁니까? 예수님입니까? 원수도 사랑해요? (이 여자는 나 사랑한다면서 도와주러 오지도 않고 고민에 빠져 술마시다가 강간당해서 임신했습니다. 거기까진 그럴 수 도 있다고 치죠. 여자도 피해자였고 말이죠. 주인공이 여자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자기 애 아니어도 키우면서 같이 살수도 있는거죠. 그런데... 뒤에서 칼로 찌르는 순간 이 여자와의 인연은 끝이 난거아닙니까?)
그리고 작가분의 심리상태가 심히 궁금해졌습니다.
정말로 여자하나 강X해서 임신시켜놓으면 모성애가 솟아올라서 지금까지 사랑하던 사람을 칼로 찌르는게 가능한건가요? 아니면 정말 몸을 얻으니 마음도 얻을 수 있게 된건가요? 야설입니까? 와... 나 참. 어이가 없어서... 아무리 판타지/무협이라지만..................................
작가님 처녀작으로 알고 있는데, 신인임에도(현재시점에서 출간된지는 꽤 지났지만) 전투묘사는 매우 괜찮았습니다. 필력두요. 하지만 그게 답니다. 뭐 평소 NTR즐겨 보신다면 할 말 없고, 주인공이 아니라 연지하의 정혼자에게 감정 이입하면서 보신다면 할 말 없구요. 충격이 쉽게 가시지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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