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미리혼
작품명 : 귀창
출판사 : 파피루스
귀창 5권을 한마디로 간단히 평하자면 '지루하다'이다.
글의 소재나 내용전개는 귀환물에 복수물쪽인데 호쾌한 맛이 없다.
스포츠카를 타고, 고속도로에서 시속 200km 이상으로 시원하게 달리고 있기는 한데, 문제는 주변에 다른 차도 없고, 곡선 주로도 없고, 장애물도 없고, 심지어는 아무런 주변 풍경도 없는 곳에서, 그냥 직선도로를 쭈-욱 달리는 느낌이랄까. 달리기는 하지만 속도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지루하다.
동생의 복수를 위해 범인을 계-속 추적중이다. 그런데 특별한 에피소드나 반전은 없다. 그냥 차근차근 계속 추적 중이다. 충돌과 약간의 복수는 있으나 호쾌한 맛이 느껴지지 않는다. 뭔가 계속 억눌려 있는 느낌이다.
터뜨리는 맛이 없다. 주인공의 무공 실력은 계속 비밀이 되고, 등장 세력들이 계속 제대로 파악못하기 때문에, 주인공을 제거하기 위해 시도하고, 실패하지만 변화는 없다. 주인공은 언제든 제거 가능한 인물로 오판하고 넘어간다.
주인공의 능력에 대한 판단착오는 나중에 주인공의 호쾌한 활약을 위해 자주 사용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특별히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너무 지나치다.
처음부터 5권까지 주인공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하고, 성공하고 있다. 물론 공개된 무공 수준은 10대고수 아래까지 올라갔지만, 거대 세력의 입장에는 특별한 변화가 없다. 언제든 제거가능이라는 판단으로 5권까지 왔다. 밋밋하게 변화가 없다.(5권 내용으로 보았을때 이후에도 계속 그럴 것 같은 분위기다)
여기에 미리혼님의 장점이라할 수 있는 자세한 격투장면마저도 재미를 억누른다. 자세한 격투 장면이 좋기는 하지만, 하수와의 싸움마저도 너무 세세하게 그리고 아주 길-게 묘사되다 보니 호쾌한 맛이 없다.
그리고 조연의 비중도 없다. 그러다 보니 동생의 복수라는 큰 이야기 흐름 외에 다른 '소소한 재미'가 없다. 장편이라 큰 흐름도 있어야 하지만, 각 권마다의 재밌는 이야기가 있어야 하는데 없다. 추적과 격투만이 있을 뿐이다. (약간의 연애가 있었지만 무공실력을 숨기는 장치로만 느껴졌다.)
각 권의 재밌는 이야기 배치의 성공적인 예로 '적포용왕'을 생각해보자. 적포용왕도 크게 보면, 강진의 복수 이야기지만, 1권에서는 적포용왕의 개성, 강진의 재능과 만남, 2권에서는 독특한 무공 설정과 수련의 재미, 3권은 해적왕 세력과의 만남과 싸움, 4권은 흑룡왕과의 대결, 5,6 권은 해적왕과의 대결, 7권은 마선도 이야기. 각 권마다의 풍부한 이야기 꺼리가 있는데,
귀창은 오로지 '혼자 추적중'이다.
전작인 '귀환'에서도 비슷한 지루함이 있었다. 평범한 삶을 추구하기 위해 실력을 숨기는 것이고 그것이 성공적이라 주인공의 의도가 관철되는 것 같지만, 각국의 지배자들은 거의 끝까지 주인공을 제대로 파악못하고 가볍게만 보는 것이 오히려 답답하고, 주인공도 계속 억눌러지는 느낌이었다.(다양한 이야기는 귀창보다 나았다. 잠적하기, 동료 가족 찾기, 은둔 생활하기, 고향 가기 등.)
결말에 한 방 크게 터뜨리는 재미를 위해 이야기를 진행하는 것은 좋지만, 그 한번의 재미를 위해 여러 권의 지루함을 참아야할까? 아니 참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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