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태규
작품명 : 천의무봉
출판사 : 발해
이 책은 주인공 초비윤이 나는 불행하다로 독백을 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렇다면 알아보자. 그는 얼마나 불행한가.
중원제일의 거부의 슬하에서 태어나, 날 때부터 수많은 목숨의 위협과 친인들의 배신이 있었고, 돈벌기 바쁜 부모님에게 사랑과 관심 역시 받지 못하는등 많은 상처를 안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우연히 하늘의 포대기 무공을 가진 사파고수,그래서 포대기만 등장한다는, 일명 포무천괴 포만상의 유품을 얻게 되면서 스토리는 시작된다.
그 유품이라는 것은 명호 그대로 포대기(담요)였는데, 이 포대기가 마치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듯한 초비만, 초비윤에게 김밥의 김처럼 달라 붙어서, 다이어트 및 수련, 성형은 옵션인 도구가 되면서 조련을 시작한다. 사실 그 설정 자체는 분명 참신 했지만, 그 방법에 있어서는 공감을 이끌어 내기 힘든 부분이 있었다.
포대기가 살아서 움직이고, 두루마리가 떨어져 나와 무공의 단계가 올라갈 때마다 변형되는 모습들이, 과연 이 무협이란 세계관 안에서 통용되어, 공감을 이끌어 낼 만한 것인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마법의 양탄자도 아니고, 마법의 두루마리도 아닌데 말이다. 분명 이런 식으로 어떤 초월한 존재에게 무공을 배운다는 것은 작가님의 전작, 풍사전기에서 풍사와 한독행의 관계처럼 작가님 만의 특징인것 같다. 하지만 이번 만큼은 무리수가 아니였나 싶다.
너무 쉽게 강해져 버리는 초비윤에게서 어떤 설득력을 기대하기란 어려워 졌기 때문이다. 작가님도 그걸 아셨는지 5권에서야 비로써 당대 천하제일 고수와 그에 근접하는 고수인, 풍도검공 제갈무진과 사흡귀장을 빌어서, 그 부족한 경험을 부랴부랴 일깨워 주고, 채워 주지만, 부족한 부분이 컷다고 할수 있다. 이미 쉽게 강해져 버린 초비윤이 또 다시 쉽게 경험을 매꾸어 버렸기 대문이다.
그 와중에 풍도검공의 제자들인 구도맹주들을 스승만 보는 바보로 만들어 버리고, 사흡귀장을 예고도 없이 부랴부랴 황실수호대주로 만들어 버리는 불친절함을 보여주었다. 이런 사실들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빠른 스토리 진행을 위한 전형적인 병풍만들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고, 그 말인 즉슨 이 책을 그나마 진지하게 보고 있는 독자들에게 더 이상 그렇게 까지 진지하게 보지 않아도 된다. 통보하고 있었다.
천의무봉은 7권완결이다. 5권까지 읽은 상태에서, 대여점을 걸어가며, 생각해본다. 더 이상 본다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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