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윤현승
작품명 : 하얀늑대들
출판사 :
하얀늑대들을 두번째 읽고 이렇게 감상문을 씁니다.
처음에는 숨막히게 몰려오는 재미와 감동에 휩쓸려서 글을 읽었다면 두번째는 잔잔하게 밀려오는 감정들을 느끼며 꼼꼼히 그리고 맛있게 글을 읽었습니다.
처음이든 두번째든 하얀늑대들은 제 인생 최고의 소설입니다.
카셀은 힘이 없는 주인공입니다. 하지만 제가 보았던 어떤 소설의 인물보다 강한 힘을 가진 주인공입니다.
패잔병틈에서는 패잔병이 되었고, 정치가 속에서는 정치가가 되었으며 울프 기사단 안에서는 울프가 된 카셀 노이, 아니 울프!!
그의 발자취가 아직도 제 뇌리에 선명히 남아있습니다.
새나디엘과 죽지않는 자들의 군주의 천년 줄다리기에 편승한 카셀은 새나디엘의 끌려가는 줄을 붙잡으며 죽지않는 자들의 군주에게 조금씩 다가갑니다.
그리고는 눈부신 빛을 내는 아란티아의 보검을 들어서 죽지않는 자들의 군주에게 휘두릅니다.
그 보검에는 울프기사단 오십여명과, 하얀늑대, 로일, 게랄드, 아즈윈, 쉐이든, 던멜이 올라타있고, 전대 하얀늑대들 메이루밀, 로핀, 아이린, 퀘이언이 받쳐주고 있습니다.
레미프 라이는 카세을 안아서 죽지않는 자들의 군주에게 데려다주고, 그 뒤를 쫓는 카-구아닐을 저지합니다.
제이메르는 카셀에게 다가오는 수만의 모즈를 물리칩니다.
레-가넬은 제이메르를 드래곤의 캡틴으로 인정하고 이백의 드래곤 기사단은 카셀의 검이 다가가는 길을 뚫습니다.
사-크나딜과 라틸다, 타냐는 죽지 않는 자들의 군주를 겉에서 붙잡고, 마스터 테일드는 목숨을 불태워서 내면에서 죽지 않는 자들의 군주를 붙잡습니다.
그리고 카셀과 수많은 사람들의 의지가 담긴 검은 마스터 그란돌의 손으로 전해지고 죽지않는 자들의 군주를 죽입니다.
죽지 않는 자들의 군주는 마지막으로 아란티아의 여왕을 향해서 태풍과도 같은 저주를 내뿜지만 그 저주는 미풍과도 같은 카셀의 부탁에 의해서 저지당합니다.
그리고 카셀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기다리는 아버지는 긴, 기다림을 끝냈습니다.
이게 제 가슴에서 머리까지 관통해 있는 '하얀늑대들'이라는 한자루의 창입니다.
카셀뿐 아니라 하얀늑대들에 나오는 모든 소설의 인물들은 살이있고, 모두 각자의 역할이 있으며, 사랑스럽습니다.
카셀이 그려왔던 맏형 같으며 카셀을 언제나 든든히 지켜주는 쉐이든-
'걱정 마십시오. 무슨 일이 있어도 카셀은 제가 지키겠습니다. 하지만 아마도 우릴 지키는 게 카셀이 될 겁니다'
과묵하지만 배려심 깊은 카셀의 그림자 던멜-
유쾌하면서 뜨거운 불도끼! 게랄드와, 게랄드를 너무 사랑했던 아즈윈-
둘의 사랑은 끝내 횃불 두개의 시간밖에 타오르지 못했지만, 아즈윈의 죽을 '기더'를 가져가고 네이슨을 죽인 게랄드의 마지막 한 마디는 아즈윈의 가슴과 머리에 사라지지 않는 횟불이 되었습니다.
' 울지 마라, 아즈윈- '
' 보고 싶어, 게리- '
일대일에서 가장 능하지만 친구들에게 버림 받을까 최선을 다하지 못하는 로일, 카셀과 가장 늦게 만났지만 가장 믿어준 울프-
' 정말 전력을 다해도 됩니까? '
'나는 어떤 반대에도 상관하지 않겠다. 나 로일 울프는 카셀을 캡틴으로 모시겠다'
'이제 당신에게도 말할 수 있습니다, 마스터 그란돌.'
'하얀 늑대의 이빨을 보고 살아남을 수 있는 건 아무도 없습니다'
로일을 너무 좋아하고, 가련한 운명을 타고난 강한 여인 라틸다, 마지막 가네로크의 전투에서 생명의 절반을 불살라서 죽지 않는 자들의 군주를 붙잡아둔 강한 여인-
'그 후로 모든 것이 행복했다는 동화 속 주인공 행세는 하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이게 내 운명이라면 절대 꺾이지 않겠어요'
'그걸로 이 전투의 아주 하찮은 부분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태워버리십시오. 절반이 아니라 그 이상을 태워도 좋습니다. 마지막 순간 로일의 얼굴을 한 번만 볼 수 있는 수명만 남겨주셔도 좋습니다. 아니...... 이 자리에서 죽어도 좋으니, 부디 이 전투에 제 힘을 보태세요'
게랄드를 대신해서 아란티아가 끓어들인 천부적인 사냥꾼이자, 카셀과 돈독한 우정을 나눈 고독한 사냥꾼. 드래곤 기사단의 캡틴 제이메르-
'어이, 다들 들어라. 너희들은 무덤을 스스로 찾아왔다. 난 그딴 거 책임 안 져'
'대신 난 그 무덤 옆에서 절대 후퇴하지 않겠다. 내 이름을 기억해라. 난 제이메르다'
전대 하얀늑대들- 메이루밀, 로핀, 아이린, 퀘이언.
'십 년 전에 말이야, 네가 론타몬의 군대를 이끌고 왔어도 아란티아를 꺾을 수 있었을 것 같아?'
'왜 이기지도 못할 편에 붙어서 싸우냐는, 네 질문에 대한 내 대답이다.'
' 마지막 테스트 합격을 축하한다. 제이메르. '
목숨을 버려가며 죽지 않는 자들의 군주를 처단했던 러스킨, 그란돌.
카셀의 부탁을 들어서 목숨을 걸고 싸웠던 드래곤, 사-크나딜, 레-가넬-
'가넬로크의 병사들이여, 아로크의 기사들이여. 내가 죽더라도 포기하지 말라. 죽어서라도 나는 너희들의 수호신이 되리라. 싸우라. 내가 같이 싸워주겠다! 죽으라. 내가 같이 죽어주겠다!'
죽지 않는 자들의 군주를 죽이기 위해서 스스로를 포기하고 어둠에서 10년을 인고한 위대한 마법사 그랜드 마스터 테일드-
'한 번만 더 안아줘, 아이린. 너무 오랫동안......, 너무 추운 곳에 있었어.'
'사랑해, 아이린. 그거 하나로...... 저 암흑 속에서 버텼어'
두 명의 '카셀' 이라는 우그의 기더에 포함된 가장 빨리 나는 자, 카셀을 위해 목숨을 희생한 라이-
'불복하겠다, 카셀. 나의 캡틴이시여!'
'돌아와 주었구나, 카셀.'
카셀의 아버지이자, 드래곤을 한 주먹으로 쓰러트리고, 달리아를 차지한 멋진 남자, 에밀 노이-
드래곤마저 날려버린 그 주먹은 쓰지 못하고 뺨만 긁적이다가, 마지막에는 웃어 보였다.
'어서 오너라, 아들아.'
그리고- 너무도 당연하게, 너무도 순수하게 카셀을 사랑하게 된, 마지막 모둔 우물을 퍼낸 아름다운 여인 마스터 타냐-
'지금 이 곳에는 더 많은 원군보다 카셀 한명이 더 필요 합니다. 이기적이라고 생각해도 좋아요. 원군 따위 아무래도 좋아요. 전 무서워요. 카셀이 옆에 있어줬으면 좋겠어요.'
너무도 많은 캐릭터와 명대사가 남아있지만, 그건 재독하시는 독자분들의 기쁨으로 남겨두겠습니다.
본문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마스터 그란돌적에는,
'하얀 늑대의 이빨을 보고 살아남을 수 있는 건 아무도 없다' 였고,
마스터 퀘이언때에는,
'하얀 늑대의 이빨을 보고 살아남을 수 있는 건 하얀늑대 뿐이다.'
그리고 다시 로일은,
'하얀 늑대의 이빨을 보고 살아남을 수 있는 건 아무도 없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여기에 감히 한 소절을 붙이겠습니다. 하얀늑대를 너무 사랑하는 독자로써-
'하얀 늑대의 이빨을 보고 살아남을 수 있는 건 하얀늑대와, 하얀늑대를 사랑하는 독자 뿐이다! '
여러분은 하얀늑대의 이빨을 보셨습니까? 안보셨으면 그 번뜩이는 백색의 섬광을 찾아보시길 바라니다 ^^
그럼 두서없는 감상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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