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하성민
작품명 : 스펠바인더 1-5권
출판사 : 로크 미디어
하성민 작가의 첫 작품은 악인지로다.
어렸을 적 대여점에서 빌려본 후, 쇼크를 받았었다.
나쁜놈이 주인공인데 이렇게 재밌다니!
결국 책방아주머니 졸라서 내가 사들였다.
(아직 대여점태그 붙어있다 -_-)
오랜 세월이 흘러서 이제 판타지 작가가 되신
하성민 작가가 내놓은 신작이 스펠바인더다.
다른 거 볼 것 없이 이름 하나로 보기로 했다.
스펠바인더는 영지물이다.
근데 그렇게 표현하긴 어딘가 미안하다. 그 이상의 뭔가가 있으니.
널리고 널려서 이제는 썩어넘치는 천재미소년영주가 주인공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작품을 평가할 수는 없다.
스펠바인더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현실감'이다.
이 세계는 잘 짜여진 하나의 문제와 같다.
여러가지 조건이 있고, 갖가지 제약이 있다.
주인공 가이어는 그 천재머리통을 데굴데굴 엄청나게 굴려서
그런 문제들을 풀어낸다. 진짜로 그 상황에 처한 듯.
당연한 거 아니냐, 하시는 분들은 다른 영지물을 읽어보시라.
대부분의 경우 근처에 드래곤 하나 있어서 친구먹고
보물 얻고 부하 공급해주고 드워프 데려다주고,
혹은 근처에 미스릴 광산이나 아다만타이트 광산이 있거나,
몬스터숲이 있는데 개간하면 어쩌구저쩌구, 고대유적이 어쩌구...
다른 세상에서 온 주인공의 아이디어 상품 하나로 대박 저쩌구.
뭐 그런 식이다. 대부분 그렇다. 생각이란거 별로 안한다.
반면에 가이어는, '생각'을 한다. 머리를 굴린다.
항상 모든 일에 우선순위를 두고, 버릴 건 버리고 취할 건 취한다.
그 과정이 마치 정말로 내가 그 세상에서 영지를 경영하는 듯
생생하고 현실감이 넘친다.
물론, 주인공이다보니 갖가지 특혜는 입고 있다.
우선 어리지만 천재인데다 미소년이고 영주이며
뛰어난 마법사 스승의 도움도 받는다. 운도 좀 따라준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고난도 많다.
또다른 재미는 가이어의 성장이다.
먼치킨은 좋아하는 편이 아니지만, 스펠바인더처럼 재밌게
꾸며놓으면 이건 또 즐거울 수 밖에 없다.
서점 가면 발에 채이다 못해 걸려 넘어질 정도로 많은
소드마스터라는 소재에 상당한 현실감을 불어넣어줬고,
거기다 강해지는 과정이 독특한 게 즐겁다.
하성민님의 다른 작품에서도 그렇듯이 히로인이 좀 희미한 건
아쉬운 부분이다. 히로인이라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니...
그러나 그 외에는 영지물에서 얻을 수 있을 만한 모든 재미를
얻을 수 있는 소설이 아닌가 한다.
아니, 보통의 영지물을 기대하고 읽는다면 의외의 선물을
받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http://blog.naver.com/serpent/110018739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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