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이석진
작품명 : 아이언 우드(Iron Wood)
출판사 : 스카이미디어
아이언 우드는 사실 이야기 진행이 조금 느린 경우이다. 2권에 가서야 달리기 시작하니, 성격 급한 독자들은 미리 실망하고 나가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거기 당신. 조금만 더 기다려라. 분명 즐거울테니.
우선 아이언 우드는 밑작업부터 차근차근 해나간다. 주인공이 게임을 하게된 경위와, 그와 관련된 에피소드, 그리고 주연급 인물들의 성장 배경 설명 등. 그 외에도 매력있는 조연―특히 무협광 선생님. 무협에 미쳐, 독자적으로 봉법을 만드시다니! 쵴오.―들로 그 맛을 한껏 살리고 있다.
거기에 더해 이 글에는 지금까지 보아왔던 ‘기존 정형화된 판타지’의 상당 부분을 새로이 개선했다.
신과 마법, 기사와 몬스터가 공존하는 전란의 시대라는 점은 크게 차이가 없다. 그러나 나는 오크, 엘프, 드워프, 휴먼, 드래곤. 이것들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대만족이다.
놀라운 점은 또 있다. 기존의 게임 판타지에서의 ‘가상현실게임’이 독자적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다면, 이 아이언 우드의 게임 세계는 ‘더 송 오브 더 링The Song of The Ring’이라는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 되었다고 〈설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 원작 소설이라는 설정에는 신의 사자인 달의 키스탄, 북방의 겨울늑대, 지저의 지배자 헬 카우 등 여러 이족異族이 등장한다.
또다른 현실, 말 그대로 가상현실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에너지나 마나량 등, 수치화된 데이터도 없다. 개인적으로 이 점이 가장 좋았다.
도토리 키재기 마냥, 거기서 거기 중에 그나마 나은 것을 골라야 했던 지금까지와 다르다. 아이언 우드는 그중에서도 툭 튀어나온 군계일학이다.
물론 아이언 우드가 여타의 겜판들과 완전 다르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정도로 다른 글도 지금껏 거의 없어왔던 실정. 아니, 판타지물 자체에서도 이정도 시도를 한 글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제법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아이언 우드.
분명 부족한 점 또한 여러군데 보이는 글이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껏 나온 게임 판타지 중에서는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는 수작이라고 개인적으로 평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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