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이우형
작품명 : 무예
출판사 : 이야기
<무예를 읽고...>
강호기행록, 유수행이란 우수한 작품을 내시다 절필을 선언하신 이우형 작가님의 처녀작 무예를 읽게 되었다.
무예의 주인공인 무정도 진운은 어려서부터 비운의 생을 살아야 했다. 자신의 곁에 있는 사람들은 비극을 맞이하여 세상을 떠나갔고 홀로 남겨진 그에게 인생이란 무의미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겨울마다 찾아오는 극심한 기침과 갈증으로 인해 진운은 술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은 과거의 장과 현대의 장으로 나뉘어져있다. 과거에는 무정도 진운이라는 이름으로 현대에는 강성호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 주인공은 깨달음의 무예를 하나씩 터득해나감으로써 자연과 하나 되어가는 자신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서문에서 작가님은 시대 배경도 다르고 등장인물도 다르기는 하지만, ‘무예’라는 하나의 화두로 써 나간 이야기이기 때문에 ‘무예’ 라는 제목 하에 하나로 묶었다라고 설명해 놓으셨다.
현대의 장에서 강성호라는 주인공이 전생에 무정도 진운이었다는 점을 인식할 수 있었다. 과거에 사랑했지만 끝내 가슴 아픈 이별을 해야 했던 두 사람이 미래에서 다시 사랑하는 이야기라는 환생이라는 것에 기반을 두고 있는 현대물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현대의 장이 시작되는 3권에서부터 드는 의문점이 생겼다.
꼭 굳이, 전생의 장과 현대의 장을 나눠서 쓸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기 때문이다. 한민족의 무예의 긍지를 보여주기 위해 중원으로 향하고 비무행을 떠나는 공통점은 인식할 수 있었지만 강성호가 꿈속에서 아련히 느끼는 과거의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는 장면은 좀 공감하기 어려운 것들이었다.
전생의 장에서 가슴 아픈 사랑을 해야 했던 진운이 현대의 장에서는 나름대로(?)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는 점은 미소를 떠올리게 하였고, 강성호가 무명이라 불리는 할아버지에게 청심무의 무예를 깨우쳐 무술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는 것은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렇게 장면을 과거와 현대로 나뉘었기 때문에 글의 흐름과 맥락이 끊어질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었고, 또한 5권 말미에 나오는 점쟁이 할머니의 점괘가 그다지 썩 공감대를 형성시키기 어려웠기도 하였다.
전생의 장에서처럼 무정도 진운이 한바탕 결투를 벌이고 무예를 더욱 더 깊이 새겨 깨달음을 얻는 것으로 끝이 났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다.
처음, 이 책을 읽어가면서 꾸준히 든 생각이 있었는데 이 무예라는 책을 한 편의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도 하나의 멋진 작품이 탄생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운 자신은 불행한 삶을 살아가지만 독자인 내가 보기에는 매력이 넘치는 인물이었기 때문이기도 하였고 주위에 묘사되는 배경이나 사건들도 한 편의 멋진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착각을 주기에 충분하였다.
비록 아쉬움이 많이 든 작품이긴 했지만 바람의 검심이란 애니메이션처럼 이 무예 또한 영상화되어도 충분히 매력 있는 작품이 되리라 생각하며 이만 감상문을 줄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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