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수님의 글은 무당괴협으로 처음 접했죠. 당시 재미 있게 봤습니다.
한성수님의 글을 읽으면 굉장히 매끄럽다는 걸 느낍니다. 문장도, 글의 전개도 큰 무리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고향마을에 갔는데 느닷없이 기연이 기다리고 있는 등의 기사는 없죠.)
그런데 천괴를 읽으면서, 별 재미를 못느꼈습니다. 그 이유를 좀 생각해 봤죠.
그 중 가장 큰 게 주인공의 설정과 묘사가 일치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주인공은 병법을 배웠다고 나옵니다. 초반 주인공의 가장 큰 특징이죠. 무력은 없으나 지력은 있다. 그런데, 숲에서의 추적 장면에서, 그런 주인공에 대한 묘사거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그냥 요령이 좋아서 추적을 따돌렸다고 설명하고 말죠. 흠 ... 진수성찬이 나온다고 하더니, 맛은 보여주지 않고, 진수성천이 나왔더라 ... 라고 말하고 마는 식이죠. 적어도 숲에서 살아 남는 법 등의 숲에 관한 책을 좀 읽고, 그것을 참고하든, 그대로 베껴오든 해서 주인공의 지력을 보여주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검님의 실전검법이란 글을 몇 회 읽었는데, 그 글에서도 똑같은 오류를 범하고 있더군요. 읽는 사람에게는 별거 아닌데, 혹은 아무 것도 특별한 것, 경탄할 만한 것을 보여주지 않은 채 ... "자, 놀랍지? 얼마나 대단하냐?" ... 라는 식으로 독자를 기만하는(?) 글쓰기가 일부 보이더군요. (붙여오기가 안 되니, 그대로 옮길 수는 없지만, 주인공이 비무를 하면서, "보법도 아니고 신법도 아니고 ... "란 식으로 나가는 부분이 있더군요.)
위의 것만이 아니죠. 조연들의 경우에도 "성격" 설정과 묘사가 그리 잘 어울리고 있다는 생각을 못받았습니다. 설정 자체는 각각 개성있게 설정했는데, 묘사하는 과정에서, 두리뭉실해지더군요. 천괴에 나오는 "누님"은 성격이 매우 호탕하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하는 짓이나 말을 보면, 오히려 소심한 듯하더군요. (항상 호탕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
감상은 길게 안 쓰는데, 한성수님은 좋아하는 작가라 좀 길게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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