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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사검전 아쉬운... 독보건곤

작성자
Lv.18 게으른늑대
작성
04.01.27 22:01
조회
1,498

동네에 책방이 새로 생겼다. 고맙게도 보고싶어도 구할 수 없어서 보지 못했던 무협들을 구할 수 있었다. 어제는 용대운님의 독보건곤과 요즘 간간이 추천이 있던 학사검전을 빌려왔다.

먼저 학사검전 1권을 봤다. 새로운 시도가 눈에띄는 작품이었다. 경전이나 외우고 글이나 끄적대던 학사나부랭이가 무공에 접하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었다. 통쾌함이나 유머, 장중함이나 비장함은 찾아볼 수 없었지만 조금씩 흥미를 유발시키며 잔잔하게 독자를 이끌어 나갔다. 1권까지를 읽고난 후 느낌은 그냥 다음권을 봐야겠구나 하는정도 였다.

그리고 나서 독보건곤을 읽게 되었다. 전 6권을 12시간만에 독파해 버렸다. 어디까지나 학사검전 감상이니 구체적인 감상은 생략하겠다.

독보건곤을 다보고 나서 학사 검전 2권째를 집어들었다. 나는 후회했다. 학사검전을 다 읽고 독보건곤을 볼 것을... 학사검전 2권을 읽는 순간 순간이 곤욕스러웠다. 학사검전 2권은 나에게 기발함을 넘어서 황당함으로 다가왔다.

주인공이 나뭇가지 하나 들고 수련검(수련용 검법으로 내공심법 없이도 내공을 쌓을 수 있다??)을 수련하다가 약간의 내공을 전수받고 십여년 만에 깨닳음을 얻는다. 그동안 주인공이 한것이라고는 어느정도 고수인 금위의 무공교두에게 십팔반 병기에 대해 가르침을 받고(가르침이라고 해봐야 체조에 불과한 몸동작 익히기), 하루에 몇시진씩 수련검을 수련하기, 각종 비무이야기를 이야기꾼에게 들으며 결과를 예측하기 뿐이다. 웃긴것은 비무한번 해보지 않은 주인공이 내노라 하는 검도고수들의 비무이야기를 들으며 결과를 다 예측해 낸다는 것이다. 직접 보고 예측해도 말이 안된다고 생각 할 터인데 단지 듣는 것만으로 일면식도 없는 검도고수들을 다 파악하는 것이었다. 황당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주인공이 깨닳음을 얻고나서, 모용가의 가주와 철가장의 장주의 비무이야기를 들으며 모용가주의 승리를 예측하였으나 결과는 철가장주의 승리였다. '이렇게 했으면 모용가주가 이길 수 있었을 터인데 왜 모용가주가 패배한 것일까'하고 주인공은 고심한다. 이것은 이제 주인공의 검에 대한 깨닳음이 모용가주를 넘어섰기 때문이었다. 주인공은 모용가주에게 모용가의 검도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서찰로 보낸다. 그리고 모용가주는 그 서찰을 보고난후 바로 큰 깨닳음을 얻어 철가장주와의 재비무에서 승리한다. 여기서 나는 처음으로 책을 덮을 것인지 말 것인지 신중히 고려하게 되었다.

주인공은 황궁을 떠나 강호에 나서게 되었다. 그런데 주인공은 세가의 가주씩이나 되는 사람에게 글자 몇줄로 깨달음을 주기까지하면서 산적 몇명조차 제압하지 못하고 고전한다. 여기에서 학사검전에 대한 더이상의 기대를 버리게 되었다...(깨끗이 GG)

2권까지 읽고 난 후 이책에 대해 짧게 평해보자면 배경만 무협인 판타지 소설이랄까... 몇년전 한참 판타지 소설에 빠졌을때 보았던 저자가 20살 안팎인 판타지 소설들과 느낌이 흡사했다.

학사검전은 십대나 스무살정도의 독자들의 기호에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아 나도 엊그제가 십대 같은데 벌써 스물둘이나 먹었구나 ㅜㅜ)


Comment ' 10

  • 작성자
    劍과霜
    작성일
    04.01.27 22:14
    No. 1

    음 저도 황궁 출도 후의 그 부분이 매우 이상 했습니다만;;

    아무래도 충분히 공부한 학사이니 풍부한 학식으로

    이해하기 쉬우면서 무언가 함축적인 내용을 담았을꺼라 넘기고

    실제로 품세고수가 겨루기 고수는 아니지 라고 생각하면서

    그냥 납득 하기로 했습니다^^;;

    황당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저에겐 참신한 시도가 좋게 느껴져서요^^

    아무래도 20대라 그런듯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4 벽암
    작성일
    04.01.27 22:15
    No. 2

    돈오라는 것은 나이많은 이나 적은이, 가진자나 못가진자, 배운자나 못배운이 모두에게 찾아올수있는 일종의 각성과같은 것입니다.
    깨달음이란 그런거지요.. 오히려 저는 다른 여타 무협들처럼 약처먹고 변신하듯 전투력을 높이는 그런류보다도 더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4 벽암
    작성일
    04.01.27 22:16
    No. 3

    오히려 주인공이 산적들을 개패듯 잡았다면.. 이 책은 3류 무협이 되었을겁니다. 그만큼 작가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증거겠지요.... 이런 많은 시도가 있어야 무협이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정형성에서 벗어날수있지 않을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극락나비
    작성일
    04.01.27 22:29
    No. 4

    아쉬운부분은 많았지만..학사가주인공이다보니 신선해서 보았었던 작품..;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금단마필
    작성일
    04.01.27 22:37
    No. 5

    가능성은 있는 얘기 아닐까요? 현실의 예를 들면 산-학 연계 공동 개발 같은 것만 해도 학교에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실생활에서 쓸수 있는 물건을 못 만듭니다. 물론 학교에서 연구하는 사람들의 아이디어는 실제 기업 측면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지요.
    무예를 단지 현대에서처럼 육체의 단련이라는 측면이 아니라 깨달음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모든 무공 서적을 이론적으로 연구하여 탄생시킨 백호 수련검만을 익힌 운학사의 관점이 설사 고수의 경지에 이른 사람에게라도 새로운 관점이라는 측면에서 도움을 줄 수 있죠....
    다만,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이지 3권에서처럼 모든 사람에게 다 가르침을 주어서 실력을 급진전 시킬 수 있다는 것은 아니지요....그런 면에서 3권분량은 실망이구요,,,앞으로의 이야기에서 뭔가 반전이 없는 이상 먼치킨류의 소설이 될 가능성이 다분히 있습니다....작가의 역량을 기대해 볼밖에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8 게으른늑대
    작성일
    04.01.27 22:38
    No. 6

    벽암님의 말씀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주인공에게 산적조차 버거워하는 실력과 절정고수를 단번에 깨닳음으로 인도하는 경지가 공존한다는 설정에는 고개를 저을 수 밖에요.
    정형성을 벗어나더라도 납득을 할 수 있을 정도는 되야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3 첫솜씨
    작성일
    04.01.27 22:44
    No. 7

    실제로 심의권(맞을려나..)의 고수중의 한분이 유학의 대가인
    노인으로 깨달음으로 고수의 경지에 이르셨다고 합니다.
    노년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lo*****
    작성일
    04.01.27 22:56
    No. 8

    개연성부분에 관대해진다면 상당한 재미를 얻을 수 있는 작품입니다.
    만화책보듯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비오니라
    작성일
    04.01.28 00:47
    No. 9

    무예를 마치 공부하듯이 익혔다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실제로 로켓을 우주에 날려보내지 않아도 로켓의 구조나 성능 등등을 전부 공부해 낸다면 - 초인적인 의지가 필요하겠지만 - 머릿속에서 로켓의 발사각이나 성공여부를 아는 것이 가능할 듯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신진작가들을 비평하는 것보다 그들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읽는 편입니다. 학사검전도 여러 곳에서 어설프거나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나타나지만 그에 반하는 장점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좀 더 시간이 흐르고 필력을 갈고 닦으면 훌륭한 작가분이 되리라 믿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풍혼객
    작성일
    04.01.28 20:31
    No. 10

    흠...확실히 학사검전 황궁에서 있었던 편은 눈에 확~들어오고 흥미진진
    했눈데....황궁을 벗어나니까 눈에 글이 안들어오고......그래도 3권이 나왔다기에 책방에 나오길 기다리고 있음..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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