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구현
작품명 : 베스커스의 마법사(전6권)
출판사 : 로크미디어
자유요새를 읽다가 구현 작가의 다른 작품이 있길래 냉큼 집어들게 되었습니다. 현대의 남성이 이계의 쥐로 환생한다는 설정이 독특하고 재미있었습니다. 마냥 재밌기만 한것은 아니었으나 호기심을 자극했고 마지막권까지 읽어도 될 만큼의 이야기로는 충분하다 생각합니다.
읽고나서 비평을 적을까 말까 나름 고민끝에 적기로 했습니다. 작가를 위해서(?)라는 근거없는 이유를 가지고 말입니다.
주인공은 쥐생 이전의 삶을 언급하는데 아무도움 없이 힘겹게 살면서도 부모님께 집을 사줄 정도로 능력도 가지고 있고 사람들을 잘 믿고 좋은 인간관계를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천성이 그런거라서 의심할 줄 모른다고 언급을 합니다.
그런데 쥐생을 겪더니 180도 달라집니다. 아무도 믿지 못하고 거기다가 믿음을 주는 것도 능숙하지 못해서 온갖 모함과 시기와 위협에 시달립니다. 안타까운 것은 자신이 목숨을 구해줬거나 중요한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 그를 배신해 버립니다.
예1) 물론 실험용으로 이용하기 위해서지만 갖은 노력을 다해서 전장에서 부상당한 이를 목숨을 살려주고 말끔히 치료해주고 먹고 사는 문제까지 해결해 주었더니 눈 맞은 여자의 부탁으로 흑마법사라고 무고하는데 협력합니다. 나중에 죽여버리죠.
예2) 처음 베스커스 마탑에 들어가서 자신에게 글을 가르쳐준 여자에게 자신이 배우게 된 마법어를 가르쳐주고 마법사의 기초를 닦는데 도와줬는데, 출세하기 위해 만난 남자가 주인공을 무고하는데 도와달라고 하자 위의 예1)에 언급한 남자를 꼬셔서 주인공을 죽게끔 한팔거듭니다. 나중에 잔인하게 죽여버립니다.
예3) 주인공이 전장에서 부상당해 써클이 파괴된 마법사를 도와주어 써클을 복구하게 만들어주고 보너스로 7서클 마도사로 써클업하게 도와줍니다. 이 마도사는 고맙고 주인공이 맘에 들어서 아들 삼으려고 하고 제자로 들입니다. 재산도 물려주고요. 하지만 주인공이 죽게 되는데 큰 힘도 쓰지 못하고 복수를 다짐하지만 영~ 미적지근한 행보에 그칩니다. 나중에 주인공이 돌아왔을때에도 그냥 잊어버리라고 충고하고 별 도움이 안됩니다. 자신이 아들 삼으려고 했고 복수를 도와달라고 했는데도 말이죠. 마법사들은 모두 은원을 잊지못하고 편협하고 집요하다는 설정입니다.
흑마법사에게 붙잡혀서 실험당할 처지에 놓인 아이들을 구해주고 그들의 직업도 구해주는등 주인공은 별다른 대가없이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그들은 고마워 하지만 주인공의 반응은 좀 시큰둥합니다. 나중에 복수에 도움을 주긴 하지만 존경심을 내 보이는 그들이 주인공에겐 그저 좀 미안한 이용물에 불과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인물이 자신이 인간 소년의 몸에 들어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 흑마법사인데요. 마나 감응이 좋은 소년을 납치해다가 '영혼전이'를 실시하는 도중에 주인공이 뛰어들고 주인공은 소년의 몸에, 마법사는 쥐의 몸에, 소년의 영혼은 죽어버립니다.
처음엔 흑마법사의 마법적 지식을 탐내는 마음과 미안한 마음에 그냥 살려둡니다. 그리고 나중에 고써클이 되면 '영혼전이'를 해서 인간의 몸을 주겠다고 약속합니다. 그가 인간이 되면 잠재적 적이 될 가능성이 아주 크고 자신도 여러번 그 점을 우려하면서도 50여명의 사람을 실험재료로 써서 영혼전이를 해주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마무리 들어갑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거의 모두가 서로 미워하고 끌어내리려고 하고 서로 이용하려고 하고, 주인공을 죽이려고들 합니다. 물론 전혀 이유가 없는 것도 아니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억지스런 이유로 받아들여지게 됩니다. 마법사들은 많은 책을 통해 연구를 하고, 깨달음을 얻어가지만 인간적인 모습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제자들을 이용하는 스승만 있고, 진심으로 존경심을 갖는 제자도 없으며, 순수한 마음에 가르치는 현자는 없습니다.
심지어 왕실마탑의 마스터 조차도 자신의 편의를 위해 스스럼없이 주인공을 버렸다는 혐의를 받게 되고 주인공의 살생부에 오릅니다.
주인공은 살기위해 인간의 몸을 얻게 되는 과정을 거치고 마법으로 성공하려고 하지만 딱히 큰 목적성이 안보입니다. 연구를 위해서 사람을 실험하는 것에 죄책감도 크지 않고, 끊임없이 주변 사람을 의심하고 시험하고 고립되는 것에 안도합니다. 자신이 복수를 해야하나 하고 자문하지만 복수는 해야하는 것으로 결론내립니다. 당했으니깐 돌려줘야죠.
이렇게 의심하고 의심하고 의심하다가 마지막에 허무한 결말을 맺습니다. 책의 마지막을 여러번 읽었지만 정확히 어떻게 된건지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열린 결말을 의도하신 것 같지만 혹 눈치채신분이 있으시다면 꼭 댓글 부탁드립니다.
이러한 주인공의 경향은 자유요새에도 나타납니다. 도대체 저자는 소설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요? 사랑?우정?마법? 저 나름의 판단을 해보자면 저자가 거기까진 생각지 못한 것 같습니다. 소설 중간 중간 주인공은 혼잣말로 스스로의 행보에 간간히 의문을 던집니다. 딱히 목적성도 없이 복수의 길을 걷고 전쟁을 하고 나라를 세웁니다. 일을 저지르고는 미련없이 떠날 수 있다고 합니다. 욕심 없다고 말입니다.
혹시 이런건 아닐까요? 대작을 쓰고자 한 것도 아니고 큰 돈을 벌고자 한것도 아니니 더이상 안될것 같으면 미련없이 펜도 놓을 수 있다는 그런 것 말입니다. 필력은 좋으신거 같은데 글 속에 알맹이가 없습니다.(.....그런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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