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성진
작품명 : 더 마스터
출판사 : 북두
지금 시간이 없는 관계로, 짤막하게 쓰겠습니다.
더 마스터. 제가 이 작품을 보게 된 건 반쯤 충동적인 계기였습니다.
문피아에서 몇 번 추천이 올라오기도 했고, 제법 인기가 있었다고 기억하고, 또 수중에 몇천 원 정도 있었고 무엇보다 심심했기 때문에 1, 2권을 빌렸습니다.
미안해요, 1600원. 더 좋은 데 쓸 수 있었을 텐데.
간단하게 말하면, 전형적인 양판소입니다.
용이 하나 있는데 되게 오래 살았습니다. 한 3000년 정도 연구를 해서 차원끼리 링크를 연결할 수 있게 됐는데 그게 우연히 현실의 주인공과 무협의 은거 고수와 연결됩니다. 그래서 그 셋은 꿈을 통해서 연결됩니다. 원래는 그런 연결은 금방 없애고 다시 다른 연결을 할 수 있는데 우연히도 은거 고수가 세서 심상 세계 어쩌구 염이 어쩌구 하면서 나가라고 쳐들어오고 그것 때문에 링크가 꼬이고 용하고 고수하고 싸웁니다.
둘은 싸우다가 친해지고, 서로 지식을 나누다가 이리저리 감탄하고, 서로 자기 것이 더 우월하다고 다투다가, 주인공한테 둘 다 가르쳐서 어느 쪽이 더 우월한지 겨루려고 합니다.
주인공은 약간 미래를 살아가는데, 이 미래 시대에는 사립 탐정 비슷한 것이 있습니다. 주인공의 꿈은 그것입니다.
주인공이 꿈이 이 사립 탐정 비슷한 것인 이유는 여동생을 찾기 위해서인데, 그 여동생이 이름은 뭔지 얼굴은 어떻게 생겼는지 성격은 어떤지 뭣 때문에 헤어졌는지 나오지도 않고 사립 탐정 비슷한 것은 돼야겠다고 몇십 페이지를 할애하는데 정작 그 이유인 여동생에 대한 언급은 작중 2, 3번에 불과합니다.
거기다가 작가님이 무리니 뭐니 마법이니 뭐니 설정 짜기 귀찮으셨는지, 무공의 경우 한자도 적기 귀찮으셨는지 무공 이름은 그냥 무명공無名功이고 뭔가 깨달음이고 뭐고 없이 무조건 때려서 체질 개선에 몇 번 동작 가르쳐 주니 그걸 일상 생활 전반에 적용해서 생활 자체가 수련이 되고 마법 같은 경우엔 원리니 뭐니 다 설명 없이 뼈에 마법진 새기고 피부에 마법진 새기고 해서 마법 쓰게 해 주는데 그게 자기 의사로 쓰는지 자동 발동인지 설명도 없는데 하는 대사는 '내가 새긴 건 근력 강화인데 힘이 20분간 2배 강해진다' 등등 해놓고 몇 페이지 뒤에 와서 '내가 새로 만들었는데 이번엔 힘이 2배 강해지고 팔이 강철처럼 단단해진다' 하면서 뼈에 새기면 주인공은 그냥 그걸 또 마음대로 씁니다.
이때 용의 대사가 완전이 설명조로 1페이지를 넘깁니다. 일본 만화의 전형적인 설명 캐릭터죠.
어쩌다가 격투 시합 나가서 기권하겠다고 하다가 놀림 좀 받으니까 화 나서 유망주 한 방에 꺾고 그 유망주는 사실 집안 좋은 놈인데 화 나서 깡패들한테 주인공 족치라 하고 주인공은 또 그 깡패 조직 다 털어 버리고 유망주도 막 족쳐요.
와, 저도 정말, 저 자신이 어려서 이런 말 하기 싫은데, 작가님 사고 방식이 정말 어린아이 같아요.
부자고 집안 좋고 한 놈이면 무조건 버릇 없고 깡패 조직 동원하고, 정말 편견이 가득하더군요.
또 꿈에서 받는 고통과 상처가 현실에도 피드백되는데 주인공은 그런 거 상관 없이 뼈를 생으로 들어내서 마법진 파고 '강해지기 위해서다!' 하면서 자위하죠. 왜 강해져야 하는지도 모르는 놈이 말이에요.
보통 현실인이라면 이런 판타지 만나면 설레든지 영웅심을 느끼던지 두려움을 느끼던지 어쨌든 비정상적인 반응을 보일 텐데 얘는 그런 것도 없이 '아,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는데 이게 성격 때문인지 뭔지도 모르겠고 그냥 두루뭉술 넘어갑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수련을 거치면서 '원래 잘 생겼던 외모'에 '원래 좋았던 몸'이 진화를 합니다.
또 동네 뒷산에서 수련을 하는데 웬 노인이 나타나가지고는 바깥이니 안이니 현실이 판타지라는 걸 가르쳐 주고는 사이 좋아져서 사라지는데 분명 한국인으로 묘사됨에도 자신을 노사라는 중국식 호칭으로 부르게 합니다.
그 다음 주인공이 경호 회사에 들어가서 첫 임무를 받게 되는데 거기서 바로 바깥의 인물들을 만납니다. 기회주의가 참 대단하네요. 이 정도면 수준급입니다.
게다가 현실에서는 기나 마나가 희박해서(참 흔한 설정이죠) 내기를 못 느끼고 외기만으로 만족하는데 리얼 게임이라고 딱 봐도 가상현실 게임을 이름만 바꾼 걸 하는데 거기에서 얻은 마력을 통한 감각을 현실에 적용해 보니, 우와! 내기가 생겼네!
참고로 이 게임 이름은 더 로드. 나 성진 분이 그 희대의 먹튀 소설 더 로드 작가분인 줄 몰랐습니다. 세계관이 연동되는 건가요? 그렇든 아니든 더 로드 안 읽은 사람이라면 이 부분에서 제법 어리둥절했을 겁니다.
그러다가 결국 야구를 하면서 시속 150킬로미터 넘고 아 이거 너무 심한데 좀 조절해야지 하면서 컨트롤 못 하는 척 하는 부분에서 결국 덮고 말았습니다.
문장에서는 (?)을 자꾸 붙이는 게 걸렸습니다. 하나도 코믹하지 않아요.
좀 횡설수설하긴 한데, 시간이 없어서 그런 거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좋은 점은, 무난해요. 대리 만족 좋아요. 그게 끝.
제발 작품에서 밸런스 좀 맞춰 주세요. 이건 활극물도 아니고 대리 만족도 아니고 그냥 듣보잡 엄친아가 날뛰는 모습이잖습니까.
다시는 이 작가님 작품 안 볼 겁니다. 제가 읽어본 더 로드부터 전개가 조금 중구난방이긴 한데 이건 정말 심하네요. 메인 스토리보다 곁가지가 비중이 더 큰 소설은 이게 처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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