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이나 영화나 냉혹한 현실은 똑같은거 같습니다.
금강님께서 주구장창 주장하시는 잘 쓰여진 무협은 잘 안팔리고,
가볍고 소비주체의 (10/20대겠죠) 트랜드를 잘 좇아가는 무협이 잘팔리는게 현실입니다.
이 현실을 영화바닥에 적용시켜보면,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았지만 흥행성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잘 만들어진 작가주의 영화가
전국에 수십개 깔린 멀티플랙스 극장에서는 간판도 걸지 못하고
-->높은 평가를 받는 무협들이 대여점에 들여오지도 못하고...
그나마 간판을 걸어봤자 1주일만에 간판을 내려버립니다.
-->대여점에서 반품해버립니다.
물론 개중엔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가진 불세출의 감독(작가)도 있긴 합니다.
매우 소수이긴 하지만 강우석이나 강제규, 박찬욱 같은 감독들이 대표적이겠죠.
-->좌백, 장경, 임준욱, 금강님 같은 작가분들..
저 분들은 한국영화사에 작든 크든 뚜렷한 발자취를 남겼고 수많은 후배 감독들에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무협사에도 마찬가지겠죠.
한때 헐리우드 블록버스터가 한국영화를 점령한적이 있었습니다.
-->약간 억지를 쓰자면 8,90년대 영웅문 열풍에 비유하면 될까요.
하지만 지금은 그 어느때보다 한국영화의 위상이 큽니다.
왠만한 블록버스터가 아니면 한국 극장에서 1~2주를 버티기가 힘듭니다.
한국관객의 코드들은 이제 영화에 있어서마는 친한성향이 더 강합니다.
한해의 관객동원을 결산해보면 몇작품을 제외하곤 한국영화의 올인상태이지요.
-->무협시장은 더 완벽하게 시장의 로컬라이징이 이뤄진거 같습니다.
그나마 드래곤북스에서 간간히 나오던 중국무협도 이제는 뚝 끊겨버렸으니..-_-
하지만 문제는 외부와의 전쟁이 아닌 내부에 있습니다.
비록 한국영화가 외화와의 경합에서는 승승장구를 거두고 있지만(상업적인 면에서).
좁디좁은 충무로 바닥 안에서, 다시 한번 한국영화끼리 관객을 둘러싼 치열한 전투를 벌립니다.
투자자와 영화기획사, 배급자들은 최근에 유행하는 장르의 시나리오에는 닥치는대로 투자했습니다.
조폭이나 한국형 로맨틱코미디 열풍이 불었을때 얼마나 많은 영화가 우후죽순으로
찍어나왔는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태죠.
--> 출판사나 총판은 10대20대들이 열광하고 이들 주머니를 털수 있는 이계진입깽판물이나
검강과 이기어검이 난무하는 판타지도 아니고 무협도 아닌 작품들을 선호합니다.
더해서 강우석, 강제규 같은 인지도 있는 감독들에게는 힘을 실어줍니다.
--> 좌백님, 금강님 같은 중진작가분들이 유행을 좇진 않지만,
다른 의미로 검증되었기 때문에 출판계에 나름대로 영향력이 있는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동갑내기 과외하기", "조폭마누라"등의 영화들이
웹진이든 잡지이든, 글밥먹고 사는 사람들이 서식하는 곳에 가면
그분들이 영화들을 아주 복날의 개고기 같이 자근자근 잘게 다져놓은걸
심심찮게 목격할수 있습니다.
이 영화들은 그렇게 꾿꾿하게 씹힘을 당했음에도
결국에는 상업적으론 성공을 거둔 작품들입니다.
평론가들과 관객들의 재미에 대한 방향성이 다르고..
관객들은 재미만 따지지 그들의 눈에는 작품성이 잘 안들어오기 때문입니다.
물론 영화에 대한 내공이 높은 소수의 관객들한테 저 영화들을 보라고 하면
코웃음을 치겠지만 말입니다.
반면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 같은 영화는
평론가들과 각종 매체들에게서 엄청난 극찬을 받았지만
상업적으로는 쫄딱 망해버렸지요,
아마 감독들이 너무 앞서간 모양이고 그래서 저주받은 걸작이라 하는겁니다.(누델바그 영화인가-_-?)
--> 위에 적은 영화바닥의 현실을 무협에 적용시키진 않겠습니다만.. (너..너무 길어서.:p)
제가 말하고자 하는게 무엇인지 대충 이해하시리라고 봅니다.
하지만 한국영화가 부정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냐? 하면 그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최근의 한국영화계의 모습을 보면 그 어느때보다 질과 양에서 풍성합니다.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쏟아져 나오고 장르마나 고르게 히트작을 뿌리고 있습니다.
집으로, 장화홍련, 스캔들, 올드보이, 태극기를 휘날리며, 실미도..
개인의 호오는 있을지 망정 대부분의 평론과 관객들을 만족시키는 수작들이라 알고 있습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건 이겁니다.
결국 영화시장과 무협시장은 엄청나게 공통분모가 많습니다.
(영화상품은 한시적으로 수익을 내고 빠지는 거고 무협은 좀더 싸이클이 길지 않냐고 하심 할말없군요..-.-)
둘다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고 역사도 유구합니다.
하지만 영화는 최근 회생하려는 기미를 보이고 있는데 반해
무협은 그렇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습니다.
작품성도 높으면서 관객동원력도 막강한 영화의 예를 통해
출판관계자들이나 작가님들이 저 바닥에서 뭔가를 느끼셨음 좋겠습니다.
더불어 무협이 예술이다 아니다라는 논쟁이 있었는데..
무의미하다고 봅니다.
영화는 예술입니까?
만화는 예술입니까?
애니메이션은요?
맞을수도 있고 틀릴수도 있습니다.
일반론에 따르면 우리는 예술이라고 합니다.
거 왜 이른 말도 있잖습니까.
만화는 제 9의 예술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모든 만화와 영화를 예술이라고 칭하지는 않지요.
오손웰즈나 구로자와 아키라의 영화는 예술이라고 하지만
스타워즈나 인디아나 죤스를 예술이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스필버그라고해서 죠지 루카스라고 해서 성의없이
영화를 만든건 아닙니다. 그들도 장인정신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었겠지요.
그 결과는 현대 관객들은 분명히 구린 흑백화면의 영화들보다는
후자의 작품들에게서 더 재미를 느낀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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