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감상

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Lv.65 구대륙
작성
04.01.07 13:17
조회
1,678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풍종호이다. 그의 작품은 하나 하나 흠잡기 힘들정도의 완성도를 보이며, 두 번 세 번 다시 읽어도 질리지 않는 흔치 않은 무협소설들이다. 그중 경쾌한 재미의 측면에서는 -광혼록-이 으뜸인듯 하다.

광혼록은 절세의 뚱땡이였던 조수인 공자가 겪는 강호유람기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조수인 공자의 경쾌하다 못해 해학적인 행보를 따라 흘러가는 가벼운 분위기. 하지만 조공자의 과거 몸무게만큼이나 결코 들뜨지 않는 필력. 즐기기 위한 고급스런 무협의 모든것을 갖추고 있는듯 하다.

1,2부 총 6권의 광혼록을 읽으며 가장 즐거워 했던 부분은 대사 하나 하나 사건 하나 하나에 녹아있는 살아움직이는 인물들의 개성이었다. 주연,조연,액스트라 할 것없이 글 속에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는 모든 인물들은 모두 확연한 자아를 지니고, 작가가 직접적으로 자신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거부하고 글 속에서 스스로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듯 했다.

*****************************************************************************

한쪽 어깨를 벽에서 내밀고 커져버린 손아귀가 양노대를 덮치려는 그 순간에 양노대 역시 그냥 등 돌린 채로 의기양양해하고 있지만은 않았다.

뒤통수에서 얼굴이 솟고, 오른팔이 왼팔로, 왼팔이 오른팔로 바뀌는가 하더니 등이 가슴으로 변하고 발꿈치가 발가락쪽으로 뒤집어진 것 역시 순식간이었다.

검은 그림자의 허얀 눈구멍이 크게 확대되었다.

자신의 기습에 맞추어 양노대의 저 괴상한 변신이 이루어졌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가?

"죽어라!"

양노대의 입에서 한마디가 나오고 피잇, 가벼운 소리가 요룡에게서 울려 나왔다.

*****************************************************************************

광혼록에서 제일 좋아하는 대목이다. 단순히 몸을 돌려 반격을 했다는 단순한 설명이 양노대를 통해 이뤄지니 이같은 개성으로 나타난다. 양노대의 이 짧은 행동속에서 나는 반격이 이뤄지기 까지 꼼짝도 않는 음흉함?,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 "죽어라"라는 짧은 대화와 "요룡"이란 단어가 풍기는 분위기를 통해 그의 독랄함 을 엿볼 수 있었다.광혼록은 전체에서 각 인물들은 이같이 작가의 직접적 서술형식을 빌리지 않고도, 스스로의 대화,행동을 통해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고 있다.

천개의 라면이 모두 동일한 맛을 내는 인스턴트식 무협에 질려버린 독자라면, 면발 하나 하나가 살아숨쉬는듯 개성이 넘치는 광혼록을 추천하고 싶다.


Comment ' 14

  • 작성자
    Lv.99 대설
    작성일
    04.01.07 13:59
    No. 1

    작품중에 나오는 공손이와 조수인의 수준을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이 있는데 조수인이 일행을 이끌고 공손이가 있는 곳을 찾아가서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나오는 설명중에...

    조수인의 궁금증은 정말 다른 사람과 다른 경지에서 놀고 있는 것이다.

    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조수인이나 공손이를 잘 설명하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수인의 그 기상천외한 언행을 어찌 단순한 기인의 언행 정도로 치부할수 있을까요? 수긍되는 오직 하나의 설명은 그들이 다른 사람들과 전혀 다른 수준에서 놀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니 하는 사고, 행동이 모두가 이상할수밖에...그에 휘둘리는 다른 사람들의 처지도 가히 이해가 되지요?

    이 말 보고서 혼자서 얼마나 혼자 웃었던지...지금도 책을 꺼내보면 언제나 웃음을 짓게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하루사메
    작성일
    04.01.07 14:10
    No. 2

    풍종호의 글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것이..일대마도에서 였습니다.
    어쩌면 작가 자신의 말일수도 있구요.

    "사람은 누구도 태어나면서 천재일 수는 없다. 단지 조금 나은
    재능을 지닌 수재나 준재에 불과한 것이다 그 가운데서 노력이
    재능을 뛰어넘은 자들이 있지. 그들이 바로 천재라고 불리는 것이야"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99 농풍
    작성일
    04.01.07 14:51
    No. 3

    전 무협소설에 관하여는..조금 편식성이 있습니다.

    믿을만한 작가이외의 글은 안본다는것.

    전 내공이 20년이 넘습니다.
    80년대 까지는 완전 잡식성이었죠.
    그이후....금강님의 작품들이 절 완전히 무협에서
    떠나지 않게 근근히 끈을 이어오다가.임준욱 설봉 용대운 ,고명윤
    좌백 이러한분들로 인해 다시 무협세계로 발을 푹 디디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풍종호님이라...
    조만간 이재일님의 작품을 독파한다음..
    (묘왕동주 그리고 미완의 쟁선계)
    풍종호님의 세계에도 발을 디뎌야 하겠군요.

    또다른 즐거움이 나를 기다린다.
    기다려라 풍종호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4 天方地軸
    작성일
    04.01.07 17:24
    No. 4

    꼭 보십시오. 진미 중의 진미!
    풍종호님의 글은... 비교대상이 없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글라이더
    작성일
    04.01.07 18:18
    No. 5

    단, 혹시 풍종호님의 글을 읽고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실망하지 마십시오. 그의 글은 한 번 보다 두 번 읽을 때, 두 번 보다 세 번 읽을 때 더 재밌습니다.

    여러번 읽는게 싫으시면, 절대 정독하십시오. 다른 무협처럼 휙휙 넘기면서 읽으면 절대 그의 글의 참맛을 느끼실 수 없습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세옹지마
    작성일
    04.01.07 18:30
    No. 6

    한마디로 대단합니다.
    국내 외 어느 작가와도 다른 독특한 글!
    unique.. 이 작가를 설명하기에 가장 적절한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광혼록 화정냉월 일대마도 호접몽 경혼기 경혼기지존록..
    위에 적은 것말고 풍종호님의 다른 글이 있는지 아시는 분 쫌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표절산인
    작성일
    04.01.07 18:36
    No. 7

    코믹무협에서 최고의 작품입니다. 이에 비하면 비뢰도는 애들
    말장난 수준입니다. 물론 저도 비뢰도 좋아했습니다. 10권정도 까지만..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8 이스코
    작성일
    04.01.07 21:03
    No. 8

    수인공자~하면서 깃대들고 쫓아다니던 양노대가 떠오르내요 ㅋㅋ
    정말 버릴 캐릭터들이 없던 글이었던것 같았았는데.. 정작 풍종호님은 후기에다 조연 캐릭터들이 사장됬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정말 조수인, 양노대 콤비때문에 너무 즐거웠던 글이었어요.
    부적 집어던지는 이무간의 모습이 어지나 웃기던지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芽蘭
    작성일
    04.01.07 22:06
    No. 9

    지금 겨우 구해 읽고 있습니다... 감동...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작성일
    04.01.08 00:32
    No. 10

    보통의 무협들은...아니 대개의 무협작가들의 작품은
    한번 읽으면...끝입니다
    두번 읽고 싶지는 않습니다
    버트...풍종호님의 무협은 그렇지 않습니다
    여러번 읽게 되죠...
    한번 읽어서는 진미를 맛볼수가 없습니다
    그리고..읽을때마다 새로운 감상으로 다가 옵니다
    광혼록도 그렇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작성일
    04.01.08 00:38
    No. 11

    한가지 더 있습니다
    보통의 무협들은 처음의 전개는 좋습니다
    하지만..이야기를 끌어 나갈수록 전개해 놓은 이야기가
    벅차서 끝을 제대로 쓰지 못합니다
    풍종호님은..끝부분까지 제대로 쓸수 있는
    무협작가 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7 하늘푸름
    작성일
    04.01.08 16:12
    No. 12

    그렇지요... 몇번을 읽어도 읽을 때마다 재미있고, 다음장면이
    기대되고, 또.... 하여간 강력 추천입니다.^^

    종무득 왈 "나는 진인이 싫어!" 후훗...^^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1 무심거사
    작성일
    04.01.08 18:56
    No. 13

    광혼록을 5-6번은 읽은 것 같습니다. 풍종호님의 매니아라고 할 수 있지요. 모든 작품을 구비하고 있습니다. 경혼기 지존록편도 나올 때마다 사서 봅니다.
    광혼록은 그 이야기의 구성부터 남다릅니다. 또한 대화 하나 하나 까지도 읽는 사람의 감탄을 자아내게 하지요. 가장 멋진 말은(나의 경우) 조수인 공자가 이림의 대답에 이렇게 말하지요 "난 내가 마음 속에 되고 싶어하는 나! 그렇게 될꺼야!"
    또 포복절도할 말은 1부 3권 끝에 "종무득 왈 난 진인이 싫어!"
    정말 대화 하나하나가 살아 있습니다.
    보지 못한 사람은 읽어 보기 권합니다.(코믹무협이라고 평가들을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삶의 깊이를 엿볼 수 있습니다.) 어제 쓴 글이었는데 잘 올라가지 않아 오늘 올립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검은광대
    작성일
    04.01.08 19:37
    No. 14

    풍종호님 작품의 재미중 하나가 인언(引言)이죠
    저는 광혼록을 처음 읽을 때 인언에 상당한 감흥을 받았습니다.

    引言
    "이봐, 제 정신이란 거 말야, 지겹지 않나?
    어때, 그냥 한 번 미쳐 보는 거 말이야."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감상란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2334 무협 황금인형, 소달마, 신승 +2 청해의별 04.01.10 1,099 0
2333 무협 홍엽만리... +8 Lv.1 공공권 04.01.10 1,184 0
2332 무협 설봉님의 독왕유고를 읽고... +9 Lv.60 미인촌사장 04.01.10 1,425 0
2331 무협 한백림의 무당마검을 읽고 +6 Lv.76 무진자 04.01.10 1,174 0
2330 무협 낭인무적. +4 Lv.1 석류 04.01.10 1,169 0
2329 무협 백야님의 사대천왕가시리즈 중에 4부까지 ... +32 용호공자 04.01.10 2,143 0
2328 무협 神僧(신승). +18 Lv.1 [탈퇴계정] 04.01.10 1,529 0
2327 무협 묵향이 워스트에 오른 개인적인 평가 +21 Lv.1 진광 04.01.10 2,295 0
2326 무협 묘왕동주-한국무협사의 한 이정표 +19 Lv.44 천장지구 04.01.10 2,063 0
2325 기타장르 일묘론 ... +9 外在 04.01.09 1,297 0
2324 무협 구파일방시리즈-아미속가제자 +8 Lv.18 정파vs사파 04.01.09 2,200 0
2323 무협 건곤무정, 낭인무적, 검신 +11 청해의별 04.01.09 1,717 0
2322 무협 검혼지..... +3 Lv.79 재희 04.01.09 1,511 0
2321 무협 심혼을 울리는 비장미... 장경의 '암왕' +11 Lv.8 김휘현 04.01.09 2,116 0
2320 무협 나를 열받게 하는 작가 설봉. +29 Lv.1 이길조 04.01.08 3,242 0
2319 무협 금강님의 풍운고월조천하 +15 Lv.13 은검객 04.01.08 1,688 0
2318 무협 추운 겨울날, 두 편의 무협과 함께. '풍운... +6 Lv.1 서태수 04.01.08 1,615 0
2317 기타장르 세유별곡을 보고... +5 Lv.1 야인 04.01.08 1,090 0
2316 무협 무당마검을 읽고..... +9 Lv.50 준경 04.01.08 1,995 0
2315 무협 유재용 - 청룡장 씨리즈...에 대한 단상과 ... +19 Lv.20 흑저사랑 04.01.07 3,607 0
2314 무협 무상검 9권을 읽고. +18 Lv.13 검정하늘 04.01.07 2,053 0
2313 무협 소이비도....그리고 고룡. +13 하루사메 04.01.07 2,401 0
2312 무협 김용하님의 <마도예검>을 읽고. +4 Personacon 검우(劒友) 04.01.07 1,363 0
» 무협 문장 속에 살아숨쉬는 인물의 개성 - 광혼록 - +14 Lv.65 구대륙 04.01.07 1,678 0
2310 무협 철환교(와룡강) 불가사의? +17 Lv.1 추와룡 04.01.07 2,506 0
2309 무협 용대운님의 태극문 +9 Lv.13 은검객 04.01.07 1,287 0
2308 무협 금강의 천산유정....그리고 금강 +5 Lv.5 용호(龍胡) 04.01.07 1,157 0
2307 기타장르 임준욱님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생사도]를 ... +9 Lv.91 한백 04.01.07 1,670 0
2306 무협 검신 1,2권 그리고 무당마검 1권 +5 外在 04.01.07 1,269 0
2305 무협 독왕유고....설봉 +7 Lv.99 농풍 04.01.07 1,263 0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