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주 시리즈로 읽어가고 있다. 그런데 완결된 작품이 너무 드물다. 아쉽다.
우선 황금인형.
나는 장경이라는 작가를 좌백보다 더 존경하게 될 것 같다.
초기작 (철검무정, 천산검로 등)은 재미있었고, 잘쓴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긴했지만
작가만의 문체나 스타일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암왕과 성라대연을 거치면서 작가의 재능이 완전히 꽃피우는것 같다.
한마디로 대단하다. 야설록이나 용대운, 좌백등은 작가이름을 가리고 읽어도
'어, 이거 모모씨가 쓴거 아닐까?' 라는 느낌이 든다. 이제는 장경도 거기에 넣어야
겠다. 내가 이 장경이라는 작가에게 완전히 반해버린 이유는 뻔한 말, 예를 들어서
"때로는 죽은자들이 산자의 삶을 구속한다(결정한다?)" 라는 식의 말을 쓰더라도
다른 작가들과는 완전히 다른 경지에서 쓴다는 것이다. 뻔한 말이라도 그 뻔한말이
작품 전체에서 가지는 울림이 대단하다. 오늘 황금인형 5 권을 읽다가 위에 쓴
문장을 읽다가 울컥했다. 문장 하나하나가 꼭 그자리에 있었다. 감동했다.
인물들은 또 얼마나 생생한가. 두근두근. 장경이라는 작가가 한국무협의 한장을
꼭 이루기를 바란다. 그가 생각하는 한국무협말이다!
소달마는 강환이라는 작가의 작품이다. 읽고나서 든 생각은 작가가 생각이
너무 많거나, 욕심을 너무 부린게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 아주 복잡한 플롯을
싫어하는 편이다. 이 소달마는 초반부가 실패작이 아닌가 싶다. 처음에는
일대마도(풍종호) 스타일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기대는 곧 실망감으로
바꼈다. 작품이 허접해서 그런게 아니다. 작가는 재능이 있는 것 같다. 그것도
만만찮은 재능이... 그런데 아마 이게 처녀작이 아닐까 싶은데, 너무 욕심을
부린게 아닌지... 아쉽다. 훨씬 잘 쓸수 있고 훌륭한 작품이 될 수 있었을텐데...
조금만 이야기를 줄이고, 축소하고, 욕심을 덜 부렸더라면 정말 좋은 작품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신승, 정구라는 작가의 판타지는 읽지 않았지만, 이 작가도 스토리 텔링이 아주
능하다고 생각한다. 한상운과 스타일은 다르지만 비슷한 수준의 작가가 되지
않을까 싶다. 즉, 이야기는 술술 읽힌다. 한상운 소설을 읽으면서는 불쾌감이
들때도 많지만 빠른 전개, 막힘없는 구성에 쉽게 빠져들게 된다. 이 정구라는
작가도 그런쪽으로 재능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깊은 울림을 갖지는 않는다. 한상운을 읽고나서도 어떤 여운이나 울림을
느끼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이 정도도 어디인가. 작품이 거듭되고 작가의 경륜이 묻어난다면
괜찮은 작가가 될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무협은 여운과 재미를 함께 갖추어야 한다.
좌백의 대도오나 혈기린 외전을 보면 분명하다.
난 이 두작품이 재미와 여운을 합쳤을때 우리나라 무협작가들이 쓴 작품중에
최고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내가 이 두 작품에 가지는 애정을 글로 분명하게 표현해내지는 못하지만
무협소설 작가들이 이 두작품의 매력의 근원을 정확히 이해한다면
훌륭한 작품을 쓸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작가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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