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백준
작품명 : 무적명
출판사 : 드림북스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백준"작가에 대해서는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 전작들 중에서 초일 외에는 전부 다 도중에 읽는 걸 포기했지만, 평도 나쁘지 않고 갑자기 초일 생각이 나서 "무적명"을 집어들게 되었습니다. 현재 8권까지 읽고 있는데, 이해하기 어려운 설정들 때문에 더 이상 읽기가 망설여 집니다.
1. 추소려, 추소령 자매
: 사이코 패쓰, 정신 병자 자매입니다. 추소려는 백귀 얼굴에 칼집을 내고, 남자들을 시켜 윤간을 하게 하고, 사내들과 자다가 질리면 목을 부려뜨려 죽이곤 합니다. 추소령은 좀 낫긴 하지만, 백귀에게 썩을 음식을 강제로 먹여 병이 생기게 하고, 칼로 유모를 찌르는 등 사이코 패쓰이긴 마찬가집니다.
아무리 사파라도 어느 부모가 자식이 이렇게 행동하길 원할까요?
두 자매의 아버지가 문주로 있는 귀문이 악마와 같은 짓을 숭배하는 집단이면 모를까, 뒤통수를 치긴 하지만 어쨋든 대외적으로는 정파와도 별 차이가 없는 문파인데, 부모는 이런 행동에 대해 별로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2. 백귀
: 이 여자의 행동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괴상한 동물의 알을 먹은 뱀을 먹어 환골탈태를 하는 기연을 얻는 구상이야 타 무협에서도 많이 나오는 장면이야 그렇다 쳐도..
무공을 완성해 절대 고수가 됐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씻지 못할 치욕을 준 두 자매를 찾아가 죽이지도 않습니다. 조용히 죽일 수 있음에도 시끄럽게 싸움을 벌여, 두 자매의 어머니와 부하들이 도와주러 오게 합니다. 그러고 나서 한다는 소리가 두 자매 어머니가 그렇게 강한 지 몰랐다고 헛소리를 합니다. 두 자매에게 그렇게 원한이 깊다면 조용히 들어가 죽이든, 납치를 하든, 고문을 하든 할텐데 주인공조차 그 잠입을 알지 못할 정도의 잠입 능력을 갖고 있는 백귀는 바보인가 봅니다.
3. 주인공
: 도대체 목적이 뭔지 모르겠습니다. 사문의 원수를 갚기 위해 복수행을 나섰는데 유유자적입니다. 남궁세가가 뭐가 그렇게 좋은 지 몇 번이나 가서 자기하고 별 인연도 없는 사람의 무공도 봐 줍니다. 말도 별로 없고 무게란 무게는 다 잡지만, 마음은 엄청 여린가 봅니다. 자기를 몇 번이고 죽일려고 하는 풍비를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놔 줍니다. 게다가 자기가 "신검록"이라는 고금 제일의 무공서의 위치가 어딨는지 아는 티를 내고 놔 줍니다. 삼도천에 쳐들어 가서는 죽은줄 알았던 대사형을 보자마자 다짜고짜 말을 놓습니다. 아버지같고 사부같은 대사형이라고 평소에 그리워 했으면서 전후사정이 있을거라는 생각도 안 하고 바로 말을 놓습니다.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주인공입니다.
4. 삼도천
: 강호를 조정하는 막후지만 실제로는 그 존재도 거의 아는 사람이 없는 신비의 조직이라면서요? 그런데 天자 옷을 입은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그 본부가 무이산에 위치해 있으며 고루거각이 즐비하다는 표현은 또 뭡니까? 그런데 어떻게 그 존재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을 수가 있나요. 이것이 말로만 듣던 허허실실인가 봅니다.
그리고 강호를 조정하는 막후라면 엄청난 고수들이 많을텐데요. 주인공의 도망을 대비해 미리 삼도천 외곽에 포위망을 구축해 났는데, 천주와의 싸움뒤에 5일이나 의식을 잃을 정도로 다친 주인공이 별로 어려움도 없이 포위망을 벗어납니다. 강호를 조정하는 막후라면서 실제로는 별 거 없습니다. 역시 허허실실인 것 같습니다.
5. 남궁령
: 객잔에서 주인공에게 치욕을 당하면서 쌍욕을 남발하던(주인공의 눈을 뽑아야 한다는 등, 주인공보고 개가 짖는다는 등 입에 개를 물고 사는) 짜증 캐릭터의 전형, 남궁령은 몸안에 또 다른 자아가 있는 건지 남궁세가에서는 그 성격이 바뀝니다. 객잔에서 있었던 일은 그새 잊은 건지 아니면 또 다른 자아가 깨어난 건지 모르겠지만 말투도 요조숙녀로 바뀌고 주인공만 보면 얼굴이 발그레 합니다. 무슨 계기가 있어 이렇게 바뀐거라면 이해가 되겠지만 그런거 없습니다.
전부터 느꼈지만 백준님은 문체도 나쁘지 않고, 특히 싸움을 묘사하는데 있어 탁월한 능력을 갖고 계신 작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등장 인물의 성격이 극단적인 경우가 많고 설정이 앞뒤가 안 맞는 부분이 적지 않게 있습니다. 제 짐작입니다만 작가님은 글을 조금씩이나마 계속 쓰시는게 아니고, 글을 쓰시다가 중간에 일주일이고 보름이고 펜을 완전히 놓으시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전에 쓰시던 설정은 잊고 새로운 기분으로 글을 쓰시니 앞뒤가 안 맞는 부분이 생기는게 아닐까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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