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현비
작품명 : 이든
출판사 : 로크미디어
사실 이 '이든'이라는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고 앞서 여러 논란을 일으켰던 글에 대해 다시 한번 언급한다는게 조금 조심스러워 집니다만 제 생각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거두절미하고 본론만 말하자면. 처음에는 꽤나 신선하고 재미있게 느껴졌지만 가면 갈 수록 저에게는 거슬리는게 다소 많았습니다. 어렵게 자란 주인공의 애정결핍적인 모습으로 인한 퍼주기 그리고 어설픈 민주주의의 도입도 그렇고 작중에 나타는 뜬금없어 히로인들과의 관계들도 제법 거슬렸습니다. 그런데 정령도 그렇고 왜 이렇게 전작인 '하룬'의 향기가 느껴지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많은 분들이 지적하시는 부분들이 개연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몇가지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만서도. 앞서 논란이 된 것 두가지 즉 이든의 판타지 세계관에서 '입헌군주제'의 건국에 대한 부분과 가까운 사람들에 대한 퍼주기에 대해 제 생각을 적어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물론 저라면 절대 그렇지 않겠지만. 작중 묘사된 '주인공'이라면 그럴법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못하고 자랐지만 성품은 제법 착하고 여린 사람입니다. 어릴때부터 고생을 무척 많이 했으니 거친 사회의 풍파도 제법 겪었겠지요. 성격은 좋았으니 나쁜 사람들에게 사기나 배신도 겪었을 것이고 그러다 보면 당연히 아 이래서는 안되겠다 라는 생각에 나름대로 결단도 생겼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본성은 여전히 여린 뭐 이게 제가 파악한 작중의 주인공 '서이든'이라는 사람입니다. (초반부를 읽은지 너무 오래되서 정확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부분은 지적 바랍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든에서 묘사되는 상황들이 비록 독자들의 입장에 따라 거슬릴수는 있겠지만 크게 개연성이 떨어진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어릴때부터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랐으니 애정결핍은 당연한 걸겁니다. 또 힘든 과정을 거치면서 부모 아니 가족에 대한 사랑을 갈구하기도 했을 것이고. 자기를 도와줄 사람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있었을 겁니다. 거기에 내가 힘을 얻으면 불쌍한 사람들을 도우면서 살겠다는 생각도 했을 것이고 또 실제로도 그렇게 했고요. 그렇지만 위에 언급했듯 사회생활을 하면서 뒤통수도 맞기도 했을테니 마냥 호구처럼 보여서는 안 될 것이다. 라는 생각도 들었을 테니 나름의 단호한 부분도 있겠고 이러한 모습은 제3자의 입장에서는 우유부단해 보일수도 있겠습니다.
위에 언급한 이러한 상황을 가정해 놓고 보면 이러한 사람이 갑자기 초능력을 얻고 현실과 판타지를 오고갈 수 있는 능력을 얻었다면 제 입장에서는 충분히 '이든'에서 묘사되는 이야기들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진짜 개인적으로 인간쓰레기에 가까운 것 같은 가족에 대한 용서..마음에는 안 들지만 오히려 주인공의 성장 배경이 아니라면 그게 더 개연성이 떨어질 것 같네요. 가족에 어릴때 부터 버림 받아 가족의 사랑을 갈구하는 애정결핍증이 아니라면 도저히 불가능한 상황이라 보입니다.
또한 많은 분들이 지적하신 중세를 기본 베이스로 한 '판타지'에 민주주의는 가능한가.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예 불가능하다고 단정지을수는 없으나. 거의 기적에 가까운 확률이라고 봅니다. 인류의 역사에서라면 '불의 발견' 급의 혁명이겠지요. 이것이 가능하려면 2가지 경우 중 하나라고 봅니다. 정말 신화에 나올 만한 '영웅'이 세뇌에 가까운 계급제에 대해 중간과정을 생략한 채 의문을 품게 되고 이에 주변 사람들을 규합(여기에 영웅을 도울만한 준 영웅급 인물들이 꽤나 있어야겠지요)하여 초심을 잃지않고 끝까지 혁명을 일으켜 나간다는 정말 신화에 나올법한 혁명 아니 기적. 좀더 현실성 있는 가정은 뭐 절대적 강자가 없는 춘추전국시대급의 대혼란을 통해 각지의 비전들이 흩어지고 이를 기존의 유력층이 아닌 중류층 이하에서 수습하고 중류층들이 기존의 기득권과의 기득권 다툼을 위해 그 밑의 계층들을 끌어모이기 위해 좀 떨어지는 비전을 풀고 이를 통해서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평민들이 소드맛스터나 대마도사가 되는 등 이렇게 되면 가능할 법도 할 것 같네요. 일단 소드마스터나 대마도사 자체가 인외천의 존재라는 것은 확실하지만 후천적인 성과이니깐요. 이를 통해 하층민도 소드마스터나 대마도사가 될 수 있다. 즉 그들도 사람이다.인식이 퍼지고 여기에 고려시대의 만적 같은 얘가 영웅급의 능력치로 등장하면 가능은 하겠네요. 이 과정을 통해 대혁명이 일어나고 패러다임이 일어나야겠지만서도요. 그럼 지금의 현실과 비슷한 민주주의를 바탕으로한 관료제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런 입장에서 봤을때 이든은 후자의 상황이라고 보아집니다. 일단 도서관 커플과 같은 존재는 평민도 능력자가 될 수 있다 이정도 인식은 있는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위에 언급한 만적. 얘가 바로 이든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만적과 이든은 급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이든은 현실에서 체득하고 있지만 만적은 그야말로 세뇌를 이겨낸 무에서의 유의 창조일테니깐요. 하지만 어쨌든 그 혁신적인 생각 혹은 사상은 이든의 판타지쪽에 등장을 한 겁니다.
여기에 이든의 착한...혹은 여린 성품은 노예제에 대해서 불합리하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그렇다면 자신만의 이상향을 만들겠다는 것 즉 노예제 폐지와 입헌군주제의 도입에 대한 '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됩니다. 솔직히 저라면 능력이 주어진 입장에서 계급제를 더 선호하겠지만서도요.
오히려 이 부분에 대한 논의는 이든의 이야기가 좀 더 진행된 다음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여기서 이든이 손쉽게 혁명을 성공한다. 그러면 개연성 없는 겁니다. 계층제는 패러다임이니깐요.
특히 대다수가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을 노예계층에 대한 것이라면 더더욱 시간과 노력을 요할겁니다. 거의 프랑스 혁명급의 피도 흘러야겠죠. 이든은 계몽주의 사상가의 역할을 해줘야 할 것이고요. 성공확률은 갑신정변이 성공했을 확률보다 조금 더 높겠네요. 일단 이든의 능력은 그 세계 정상급으로 오를 것 같고 그를 뒷 받침 하는 세력도 마찬가지 일테니깐요. 음 프랑스 혁명보다는 소비에트 혁명이 좀 더 대응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성장과정상 별다른 교육을 받지 못한 것으로 추정되는(기억되는)이든이 도서관커플과 교수를 입헌군주제로 설득시켰다는 것이 좀 그렇지만. 그쪽들 입장에서는 워낙 혁신적인 사상이니 미처 질문할 것이 별로 준비되지 않았다...라고 넘어갔었습니다.
어찌됬든 제 이든을 읽은 감상과 앞서 있었던 감상에 대한 문피아 회원분들의 의견에 대한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또한 저는 이든을 8권을 끝으로 하차하려 합니다. 제가 하차하는 이유는 속된 말로 능력있는 '호구'나 '부처'에 가까운 또 그로 인한 우유부단함과 어설픔. 즉 주인공이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도 있고 결정적으로 하룬을 재탕하는 듯한 느낌. 그리고 작중 등장 인물들에 대한 매력이 떨어져서 입니다. 특히 사촌동생이 성폭행 저질렀다는 상황에서. 친척부모님을 생각해서 성상납이 예상되는 곳으로 자청해서 들어가겠다는 등장인물은 쩝...아예 없다고는 장담 못하겠지만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마냥 착한 그래서 어떻게 보면 바보에 가까운 이상적인 사람을 그린 글을 좋아하신다면 일독을 권해드립니다. 이상 입니다. 새벽에 글을 써서 다소 두서가 없거나 오탈자가 난무할 수 있겠습니다만 많은 양해부탁드립니다.
p.s 내가 이든이 되는건 바라지도 않으니 내 주위에 이든 같은 능력자 있었음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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